리모컨 눌러 엄마와 영상통화… IPTV가 아이돌보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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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육아시장 공략 승부수
‘유튜브 키즈’ 국내 첫 TV 탑재… 구연동화 등 콘텐츠 대폭 확충

통신업계 3위인 LG유플러스가 인터넷TV(IPTV)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어린이 특화 콘텐츠를 강화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30일 구글의 유튜브와 손잡고 유아 특화 애플리케이션(앱)인 ‘유튜브 키즈’를 TV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U+tv 아이들나라)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와 구글의 협력은 이번이 세 번째다. 구글은 유튜브의 모회사. LG유플러스는 2012년 10월 국내 최초로 구글TV 운영체제(OS)를 적용하고 지난해 인기 유튜브 콘텐츠를 IPTV 채널로 별도 편성했다.

LG유플러스가 이처럼 구글과의 협력을 이어가는 것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의 IPTV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0%였다. KT 50.5%, SK브로드밴드 28.5%에 이어 3위에 머무르는 상황.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해 유튜브 관련 콘텐츠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이번에 국내 자녀 양육 환경의 특수성을 감안해 어린이 대상 콘텐츠를 강화했다. 한국의 교육열은 유난히 높지만 맞벌이 부부의 비중이 높다. 조부모 양육 가정도 많다. 부모가 직접 아이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동영상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아이를 교육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튜브 키즈의 IPTV 탑재는 이러한 시장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국내에 3∼7세 아이가 있는 가구의 구성원 수는 550만 명 정도다. 글로벌 키즈 산업 규모도 연간 40조 원 규모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유튜브 키즈를 통해 매일 5억 건의 학습 관련 콘텐츠가 시청되고 전 세계에서 하루에 업로드되는 학습 콘텐츠 수도 100만 건에 달한다. 유튜브 키즈는 2015년 출시 후 35개국에서 매주 1100만 명이 이용하고 있고 최근 조회 수가 300억 건을 넘었다. 국내에는 올해 5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처럼 콘텐츠 소비 중심이 어린이로 옮겨지자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통신업체 간 움직임도 분주하다. KT는 지난해 5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채널을 단독으로 론칭했고, 인기 캐릭터인 핑크퐁을 이용한 올레TV 놀이학습 서비스를 내놓았다. SK텔레콤은 뽀로로 시리즈 독점권을 확보해 자사 IPTV에서만 볼 수 있게 했다.

LG유플러스도 이번에 20개 인기 캐릭터의 주문형비디오(VOD) 3000편을 탑재했다. 또 육아 전문가와 아동심리학과 교수 등에게 의뢰해 각종 서비스를 만들었다. ‘책 읽어주는 TV’를 통해 구연동화 전문가가 동화를 읽어주고, 아이가 리모컨 버튼 하나로 부모와 영상 통화를 할 수 있게 했다. 또 육아 초보 부모들은 아동 전문가의 추천 콘텐츠로 자녀 교육 관련 팁을 얻을 수 있고,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잘 모르는 조부모들을 위해 캐릭터 그림을 크게 키워 이름과 함께 병기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TV는 이제 어린이들이 부모와 통화하고, 책을 읽고 들을 수 있는 스마트교육의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더 쉽고 즐겁게 즐기는 유아 서비스를 통해 IPTV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iptv#lg유플러스#유튜브 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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