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폐광도시 도계 살려 ‘대학 주도 지역성장론’ 입증 할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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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 김헌영 총장 인터뷰

2016년 6월 강원대 11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헌영 총장은 강원대가 거점국립대로서의 역할에 충실 할 때 대학의 발전과 지역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강원대 제공
2016년 6월 강원대 11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헌영 총장은 강원대가 거점국립대로서의 역할에 충실 할 때 대학의 발전과 지역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강원대 제공
‘대학 주도 지역성장론’이 주목받고 있다.

대학이 그 지역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역할해서 지역 경제를 살리고, 대학도 같이 발전하는 선순환 동반성장 사이클을 만들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학령인구 급감으로 앞으로 특히 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대학에 들어갈 학생보다 대학 정원이 많기에 상당수의 대학은 정원을 못 채우는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만약 지방대학 1, 2개가 무너진다면 그러지 않아도 수도권 집중과 고령화로 인해 침체돼 있는 그 지역사회는 더욱 무너질게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대학이 지역발전의 핵심 성장동력이 되어 대학과 지역이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다는 주장을 강력히 펴왔다. 30일 김 총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왜 대학 주도 성장론인가?

“지역이 발전하려면 인구가 유입돼야 하는데 강원도의 사정은 녹록치 않다. 강원도는 관광을 중심으로 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강원도는 최고의 인력풀을 가지고 있는 강원대학교와 협력해야 한다.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강원대는 지역발전에 기여하면서 거점국립대의 존재 이유를 드러낼 수 있다.

강원대에는 학문의 전 분야에 걸쳐 1000명에 달하는 교수와 3900여명 규모의 석·박사들이 모여 있다. 이 고급인력을 잘 활용한다면 강원도는 관광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강원도의 새로운 핵심 성장 동력을 찾아 개발하고 그에 걸맞은 실행계획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강원도가 강원대를 지원하고 강원대가 강원도를 위해 기여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주도 지역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춘천 캠퍼스의 Open Campus Plan과 산학협력단지, 삼척 캠퍼스의 에너지 중심 캠퍼스 산업단지(Campus R&D Park) 등 구체적인 계획이 여러 가지 있지만, 도계 캠퍼스를 바탕으로 도계를 ‘대학도시’로 만드는 과제를 예로 들어보겠다.

도계는 과거 인구수 6∼7만 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광산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은 광산업의 쇠퇴로 인구수가 1만2000 명으로 급감했다. 강원대가 이 도시를 인구 5만 명 규모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힘을 써보겠다. 도계에는 보건의료계열을 중심으로 구성된 학생수 2800 명 규모의 캠퍼스가 있다. 취업률이 높고 만족도도 높은 학과들이다. 문제는 도계 캠퍼스가 해발 893m에 있어 도시의 발전에 제대로 역할을 못한다는 점이다. 현재 삼척시와 도계 캠퍼스를 읍내로 내리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인데, 이 구상이 실현되면 대학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학생들이 읍내의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면 도계는 인구 유입뿐 아니라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대학과 도시가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는 것이야말로 대학도시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닌가. 그렇게 되면 현재의 도계 캠퍼스는 새로운 오픈 캠퍼스 형태로 도계 주민들을 위한 평생 교육기관으로, 강원대 학생들을 위한 레지덴션 컬리지, 영어 특화 교육기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지역대학은 지역에서 분명한 역할이 필요하며, 지역의 가치가 대학에서 극대화 되어 지역발전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강원대가 삼척시, 강원도와 협업해서 도계를 명실상부한 대학도시로 거듭나게 한다면 대학이 도시의 핵심성장동력임을 증명하는 한국의 첫 사례가 될 것이다.”

대학 주도 성장론에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대학의 혁신과 발전에 필요한 지원이다. 혁신은 두 가지를 전제로 한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지원이다. 강원대는 그동안 지역사회를 위한 역할에 미흡했다는 점을 반성하고 혁신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 때 지역사회의 지원이 뒷받침될 수 있다면, 강원대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지식과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학본부가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해 강원도의 지속성장이 가능하도록 지역협업, 산학협력 등을 시스템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지도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지자체는 대학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관련 법령을 내세워 지원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해결 방법을 찾으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 여러 부처에 질의를 통해 우리도 확인했다. 지자체가 강원대를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대학에 ‘투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외국의 경우 지자체가 지역의 대학에 예산의 20∼30%를 지원해서 대학 발전과 도시 발전을 동시에 이끌어 가는 경우도 있다. 우리도 전면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춘천=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에듀플러스#강원대#김헌영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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