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누나와 최순실 인연 확실히 끊어야 하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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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반응]사무실서 헌재선고 방송 지켜본듯
지인 위로 문자에 ‘나라 잘돼야’ 답글… 선고전부터 누나 안전 걱정 많이 해
여동생 박근령은 “억울한 탄핵”… 집회참가 제부 신동욱 “최고의 국치”

박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꼭 잘돼야 합니다.’

누나의 불행에 앞서 나라가 걱정된 걸까? 아니면 예상했던 결과가 나온 탓일까?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남동생 박지만 씨(59·EG 회장)는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심경을 밝혔다. 박 씨는 지인들이 보낸 위로 메시지에 이런 내용으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EG 사무실로 출근했다. 오전에 특별한 일정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사무실에서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시청한 것으로 보인다. 박 씨의 벤츠 승용차도 낮 동안 사무실이 있는 건물 주차장에 계속 세워져 있었다. 몇몇 취재진이 EG 사무실을 찾았지만 박 씨는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직원들도 담담한 모습으로 평소와 다름없이 근무했다. 이날 EG의 주가는 전날보다 14.19% 급락한 8710원을 기록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박 씨는 최근 “탄핵이 인용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였기에 이날 선고를 담담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악연’이 끝나길 진심으로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인들에게 “어차피 저질러진 일인데…. 이번 기회에 최순실하고 인연이 확실히 끊어져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정말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도 함께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기간 소원한 관계였지만 악화된 여론 탓에 누나 걱정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헌재 선고 얼마 전부터 “누나의 안전이 가장 걱정”이라면서 탄핵 후 청와대에서 언제 나와야 하는지, 누가 살림을 도울지 등 아무 정보를 얻지 못해 답답해했다고 한다.

박근령

반면 박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이날 오후 본보 기자와 만나 “억울한 탄핵이다. 참담한 심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이사장은 탄핵을 추진한 국회와 찬성한 시민단체를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던 국내외 주요 정책에 동의하지 않고 민생 걱정도 하지 않은 세력의 손을 (헌재가) 들어준 것”이라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박 전 이사장은 탄핵 선고를 서울 송파구의 자택에서 혼자 TV로 지켜봤다. 그는 “남편이 집회 참가를 권했지만 오늘은 조용히 있고 싶어 집에 남았다”고 말했다.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헌재 앞 태극기집회에 참가해 “(탄핵은) 을사늑약 이후 최고의 국치”라고 외쳤다. 박 전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대통령은 특별감찰관법까지 만들어 우리와 거리를 두는 등 측근 비리를 경계했던 분”이라며 “다만 최순실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도울 것이냐고 묻자 “언니의 뜻을 존중해 당장은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먼발치에서 지켜주는 가족으로 대통령의 뜻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권기범 kaki@donga.com·김동혁 기자
#박지만#박근령#탄핵#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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