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동계AG] 부상마저 이겨낸 ‘장거리 강자’ 이승훈의 부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3일 05시 30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이승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이승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이승훈(29·대한항공)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의 강자로 통했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1만m 금메달, 5000m 은메달을 획득하며 이름 석 자를 알렸고, 이듬해인 2011알마티동계아시안게임에선 5000m·1만m·매스스타트를 석권하며 3관왕에 올랐다. 지구력이 필수인 장거리 종목에서 연달아 두각을 나타내며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선 주형준·김철민과 짝을 이뤄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에서 꾸준히 기량을 유지했지만,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5000m와 1만m에선 이승훈의 이름은 점점 잊혀졌다. 2017삿포로동계올림픽 전 국제대회 5000m 또는 1만m에서 따낸 마지막 메달도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대회(캐나다 캘거리) 5000m에서 따낸 동메달. 그러나 4년 만인 삿포로아시안게임에서 5000m와 1만m, 팀추월까지 3관왕에 오르며 장거리 강자의 부활을 알렸다. 22일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대회 1만m에서 13분18초56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주형준(동두천시청)~김민석(평촌고)과 호흡을 맞춘 팀추월에서도 3분44초68의 아시아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20일 5000m 우승(6분24초32)을 더해 2011년 알마티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2회 연속 3관왕. 23일 매스스타트가 남아있어 4관왕 달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승훈의 부활이 특별한 이유는 부상을 이겨내서다. 애초 이승훈은 이번 대회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10일 열린 2017 ISU 스피드스케이팅세계종목별선수권 팀추월 경기 도중 넘어지면서 스케이트날에 오른 정강이를 베였고, 8바늘을 꿰맸다. 다행히 뼈나 인대에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코칭스태프와 상의 끝에 아시안게임 출전을 결정했다. 그때까지도 대한빙상경기연맹측은 “이승훈이 애초 출전할 예정이던 5000m·1만m·매스스타트·팀추월의 4개 종목에 모두 나설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승훈은 완전치 않은 몸을 이끌고 3관왕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장거리 강자의 부활을 알린 전력질주였다.

한편 여자 5000m에 출전한 김보름(24·강원도청)이 7분12초58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이날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린 금메달 3개를 휩쓸었다. 여자 3000m와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낸 김보름은 23일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2관왕에 도전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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