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범죄 수익’ 은닉 혐의 전산-기획실장 2명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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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경찰청은 조희팔이 운영하던 불법 유사수신 업체에서 전산실장을 맡았던 정모 씨(52·여)와 기획실장으로 일했던 김모 씨(41)를 범죄 수익금을 숨긴 혐의(횡령)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와 김 씨는 경찰의 조희팔 사건 수사가 본격화됐던 2008년 10월경 범죄 수익의 상당 부분을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로 빼돌려 은닉한 혐의다. 이들은 2007년 2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조희팔의 업체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조희팔과 강태용이 2008년 12월 중국으로 달아난 뒤 정 씨 등이 범죄 수익을 관리하다가 일부를 빼돌린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은 이들이 2011년 12월부터 2013년까지 자금을 분배해 관리한 흔적을 포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희팔 업체의 초기 전산 시스템을 관리했던 배상혁(44·구속)의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추가 범행을 확인했다.”며 “돈 흐름이 상당 부분 조사됐지만 최종 목적지, 착복 여부 등은 수사를 통해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2008년 조희팔 사건 발생 직후 재판에 넘겨졌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당시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은 “사건 실체를 밝히려면 정 씨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사건 직후 달아났다가 2010년 자수해 구속됐다. 그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가 지난달 8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배상혁 검거 이후 그동안 확인하지 못한 범죄 행각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정 씨 등에 대한 집중 수사를 통해 은닉자금과 추가 범행을 밝혀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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