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폭스바겐 스캔들에 볼프스부르크 위기…기업형 구단의 한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15일 05시 45분


폭스바겐의 새 CEO 마티아스 뮐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폭스바겐의 새 CEO 마티아스 뮐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폭스바겐의 가스배출조작 스캔들은 독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독일이 쌓아온 도덕과 청렴의 이미지도 손상됐을 뿐 아니라, 폭스바겐은 약 21조원 가량을 배상해야 하고 최대 규모의 리콜이 불가피해지는 등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아울러 그 여파는 독일 분데스리가까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왜 기업의 위기가 축구계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일까.

세계 1위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은 아우디, 포르쉐는 물론 부가티(프랑스), 벤틀리(영국) 람보르기니(이탈리아) 같은 기업들을 자회사로 둔 세계적 기업이다. 이번 스캔들로 인해 폭스바겐의 긴축정책은 불가피해졌다. 폭스바겐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마티아스 뮐러(62)는 “우린 지금 긴축을 해야 하고, 어떤 곳에 정확히 지출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타깃은 축구가 될 수 있다며 독일 현지에서도 걱정하고 있다. 만약 폭스바겐이 축구에 대한 후원을 줄이게 되면 분데스리가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먼저 폭스바겐이 운영하는 볼프스부르크의 재정긴축이 우려된다.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안드레 쉬얼레(24)와 율리안 드락슬러(22) 영입에만 약 7000만유로(약 910억원)를 투자할 만큼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큰 손’으로 분류돼왔지만, 이제 볼프부르크는 당분간 거액의 영입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자회사인 아우디도 바이에른 뮌헨과 잉골슈타트에 대한 지원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빅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은 몰라도 잉골슈타트는 스폰서 기업의 지원에 의존하는 신생 클럽이라 자칫 위태로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독일축구연맹이 주관하는 DFB-포칼의 메인스폰서도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스위스리그에 속해 있는 바젤과 루체른 등 5개 클럽도 지원하고 있다.

얼마 전 볼프스부르크는 내년 시즌부터 유니폼 후원사를 나이키로 결정하며 10년간 800만유로(약 1000억원)에 스폰서 계약을 했다. 볼프스부르크도 재정적 압박에서 탈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에서 알 수 있듯 기업의 위기는 스포츠 구단의 위기로까지 전이된다. 특히 기업이 내리막길을 걸으면 기업형 구단에는 치명적이다. 현재 K리그뿐 아니라 분데스리가 클럽들도 대부분 외부자본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에게 재정적 독립은 쉽지 않은 일이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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