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낸 사회보험비용 2014년 92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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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41조 최다… 국민연금 고용보험順
직장 가입자가 전체의 81% 부담
급격한 고령화가 원인… 효율화 시급

지난해 국민들이 부담한 5대 사회보험 비용이 사상 처음 90조 원을 돌파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사회보험 비용 부담은 연평균 9.1% 증가해 같은 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증가율(5.4%)을 앞질렀다. 저성장 국면에서 기업과 근로자가 부담하는 사회보장 비용이 증가하면 고용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사회보험 비용은 91조8550억 원으로 2013년(85조3205억 원)보다 7.77% 늘어났다. 항목별로는 △건강보험 41조5938억 원 △국민연금 33조7393억 원 △고용보험 8조166억 원 △산재보험 5조8006억 원 △노인 장기요양보험에 2조7047억 원이다. 이 가운데 81.4%(74조8106억 원)는 기업과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 등 직장 가입자가 부담했다.

한국의 사회보험 비용 증가 속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편이다. 한국의 실질 GDP 대비 사회보험 비용 비중은 2004년 4.6%에서 2013년 6.4%로 38.9% 증가했다. 실질 GDP 대비 비중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터키(39.9%)에 이어 2위였다. 또 평균 증가율(4.4%)의 9배였다.

사회보험 비용이 증가하는 대표적 원인은 급격한 고령화다. 고령 인구가 증가해 10년간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분은 25조4978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사회보험 지출 총증가분의 55.5%다. 사회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보수(총월급)가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다.

사회보험 비용이 증가하면 고용 창출과 내수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철 경총 사회정책팀장은 “기업으로서는 성장은 더딘데 비용이 증가하면 투자와 고용 여력이 감소한다”며 “가계 입장에선 수입보다 사회보험 비용이 더 많이 증가하면 실질 소득이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2009∼2014년 가계의 사회보험 지출액은 연평균 7.8% 증가했다.

경총은 “건강보험 지출을 효율화하는 한편으로 심각한 재정적자를 유발하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에 대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위해 사회보험별 상한선을 조정하는 한편 국민연금을 보완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 제도를 종합적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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