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언론 ‘北 핵위협’ 이례적 강경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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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좌시않을 것” “中도 제재”… 신화통신-환추시보 등 일제 포화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 시사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강경한 어조로 북한을 비판하고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15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이 재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지 5시간 만인 오후 10시 9분(한국 시간) 인터넷을 통해 “2008년 6월 냉각탑을 파괴하며 핵시설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북한이 영변 핵시설이 정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라며 “한국 미국 일본 등은 이를 좌시하지 않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치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내부 연구소 연구원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이같이 전했지만 사실상 중국 정부가 북한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도 16일 “북한의 전술은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것이지만 중국과의 관계에도 (부정적인) 타격을 준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다”고 전하면서 북-중 관계가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신문은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교수가 “중국도 유엔 제재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판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도 같은 날 “북한은 6자회담으로 9·19합의를 이룬 후에도 핵 보유 길로 나아갔다. 하지만 안전을 얻지 못하고 가장 큰 손실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당과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들의 이 같은 지적은 시진핑(習近平) 주석 방미(22일) 및 유엔총회 연설(28일)을 앞두고 미국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은 주권국가로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가 있지만 이 권리는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의 제한을 받고 있다”고 밝혀 로켓 발사 및 핵실험 등이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분명히 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관영언론#중국#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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