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인에 ‘메르스 낙인’… 진료 거부하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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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자체 메르스 대응 모의훈련… 일부 기업은 “한국출장 금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중국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 구 왕징(望京)에 사는 40대 주부 A 씨는 최근 감기 몸살로 열이 나 병원에 갔다가 진료를 받지 못할 뻔했다. 병원에서 한국인이라고 알려지자 접수창구의 직원이 “다른 지정 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되돌려 보내려 한 것이다. A 씨는 여권을 보여주며 “한국을 다녀온 적이 없다”고 밝혀 진료를 받기는 했다.

중국 내 한국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방학 때 한국에 다녀오면 9월 시작되는 학기에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일부 한인도 “한국에 다녀오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자가 격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메르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베이징 한국국제학교는 8일부터 한국에 다녀온 학생이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가 있다고 보건 담당 교사가 판단하면 일주일간 자율적으로 집에 머물며 상태를 지켜보도록 조치했다.

일본에서도 한국 출장 자제 등 메르스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 오므론은 10일 전 사원에게 한국 출장을 자제할 것을 통보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한국에 자회사가 있는 린나이는 한일 사원 왕래를 8일부터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한국자회사는 체육대회를 취소하도록 했다.

일본 나고야(名古屋) 시는 10일 메르스 모의 훈련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온 30대 남성이 발열 증상 등을 호소하며 보건소에 상담하러 왔다는 가정하에 치러졌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한국 내 메르스 사태에 관계없이 한국인 관광객의 자국 방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1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즈리 아지즈 관광문화부 장관은 10일 의회에서 “(해외에서) 메르스 발병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말레이시아는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데 능숙하다”며 “한국인 여행객의 말레이시아 방문을 막는 아무런 권고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공항에서 입국자에 대한 검역 조치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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