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주민들, 경보기 울렸는데도 대피안한 이유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2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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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 화재로 1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부실한 화재 경보 시설이 주민들의 대피를 늦춰 인명 피해를 키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다수의 아파트 주민들은 예전부터 화재 경보기의 잦은 오작동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피해를 입은 이 아파트 주민 A씨는 YTN 인터뷰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 계속 누워있었다. 예전에 불이 나지 않았는데도 사이렌이 울린 적이 있어 처음엔 또 장난으로 잘못 울린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피가 늦어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는 선택을 한 다수의 피해자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틈으로 연기가 새어 들어오는 것을 본 후에야 대피할 생각을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2층에서 뛰어내려 허리를 다친 B시는 1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침에 비상벨 소리에 깼다. 그런데 비상벨이 자주 오작동을 했었던 터라 ‘이번에도 그냥 오작동인가 보다’하고 누워있었다”며 “너무 계속 울려서 현관문을 열어 봤더니 이미 연기가 자욱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미 1층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까맣게 연기가 차 있어서 사람들이 2층 끝 방으로 가서 자동차 위로 뛰어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재난안전본부는 12일 오전 8시 의정부동 대봉 그린아파트에서 발생한 불로 4명이 숨지고 126명이 부상한 것으로 공식 집계했다. 소방재난본부는 그러나 “중상자들이 많아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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