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라시아철도 北인력 활용땐 공사비 4兆원대로 크게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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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단 시나리오별 분석
2015년 예산엔 한푼도 반영안해… 러는 26조원 들여 北철도 지원
北 1人 GNP 1만달러로 높이려면 20년동안 550조원 필요

박근혜 대통령 ‘통일 대박론’의 핵심사업인 유라시아철도에 드는 공사비가 북한 인력을 활용할 경우 당초 예상보다 크게 적은 4조3000억 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20년 뒤까지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1만 달러로 높이려면 550조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에 유라시아철도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통일 대박론을 구체화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새누리당 심재철 유라시아철도 추진위원장에게 제출한 ‘북한철도 현대화 시나리오별 수송 수요 및 사업비’ 자료에 따르면 남북철도 연결과 북한철도 현대화에 4조3252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남한이 자재와 장비를 지원하고 북한이 자체 노동력을 활용해 철도 현대화에 나서면 공사비가 크게 낮아진다는 계산이다. 노선별로는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현대화에 9064억 원, 속초와 나진을 잇는 동해선과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에는 각각 1조7006억 원, 1조7182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라시아철도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는 부산을 출발해 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관통하는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남북 간 철도 연결과 함께 북한의 낙후된 철도시설 개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의 철도노선은 총 5224km로 남한(3899km)보다 길고 북한 화물 수송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운송수단이지만 시설이 낙후돼 운행속도가 시간당 15∼50km에 그치고 있다. 러시아 등은 북한철도 현대화에 20조∼30조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남북관계 경색 등 대외 여건과 연구 부족을 이유로 내년 예산안에 유라시아철도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최근 러시아가 250억 달러(약 26조 원)를 투자해 북한철도 개보수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유라시아철도를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과 대비된다.

한편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 및 공기업, 국책연구기관으로 구성된 통일금융 태스크포스(TF)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251달러인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20년 뒤 1만 달러로 높이는 데는 5000억 달러(550조 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 유라시아철도 ::

부산에서 유럽까지 철도망을 연결해 유라시아(유럽+아시아)를 포괄하는 운송로를 구축하는 사업. 유라시아철도를 완성하려면 남북한을 가로지르는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우선 구축한 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 대륙 철도망과 연결해야 한다.

세종=문병기 weappon@donga.com / 유재동·홍수영 기자
#유라시아철도#북한#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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