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킬러’ 박주영, 중동에서 일어서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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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요르단전 운명의 시험대
남아공월드컵 예선때 2골 넣은 상대, 거칠지 않은 수비도 기대감 높여
슈틸리케 마음 잡을수 있을지 관심

‘천재 공격수’로 불리며 한때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박주영(29·알 샤밥·사진). 이제는 팬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선수가 되어 버렸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그가 지닌 탁월한 발재간과 골 감각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소속팀에서 부진한 선수는 뽑지 않는다는 원칙까지 깨면서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시켰던 박주영은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팬들의 질타 속에서 더이상 대표팀에 돌아올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신임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소속팀 없이 헤매다 가까스로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에 입단해 단 3경기를 뛴 박주영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비록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의 부상으로 대체 공격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만약 국내 감독이 박주영을 다시 대표팀에 합류시켰다면 또 한 번 ‘특혜’ 논란이 불거질 뻔했다.

요르단전이 열리는 14일은 박주영에게 운명의 날이다. 중동 원정에 나선 공격수는 박주영 외에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카타르 SC)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으로 인해 대표팀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집중적으로 관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을 발탁하면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있는지 보겠다”고 측근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박주영에 대한 여러 논란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경기력뿐 아니라 선수로서의 자세 등을 직접 확인해 보겠다는 심산이다.

박주영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요르단과의 홈과 원정 경기에서 한 골씩 터뜨린 좋은 기억이 있다. 요르단 수비가 거칠지 않다는 점도 박주영에게는 플러스 요소다. 박주영은 새로 옮긴 알 샤밥에서 3경기를 치르긴 했지만 여전히 경기 감각이 완전하지는 않다. 요르단 현지 훈련에서도 미드필더들과 주고받는 패스에서 범실이 자주 보였고 볼을 소유하거나 헤딩으로 연결하는 능력도 예전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래도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박주영은 아시안컵 8강 이후에 만날 이란이나 일본 등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손흥민(레버쿠젠)이 근육 피로 증세로 요르단전에는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박주영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요르단전#박주영#남아공월드컵#슈틸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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