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코리아, 연극 ‘미스 프랑스’도 거침없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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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번안극서 1인3역 물오른 코믹연기 김성령

코믹 연극 ‘미스 프랑스’에서 미스 프랑스 조직위원장 분장을 한 배우 김성령. 숨 돌릴 틈 없이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는 “요즘 제 별명이 ‘신생아’예요. 틈만 나면 먹고 잔다고요”라며 웃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코믹 연극 ‘미스 프랑스’에서 미스 프랑스 조직위원장 분장을 한 배우 김성령. 숨 돌릴 틈 없이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는 “요즘 제 별명이 ‘신생아’예요. 틈만 나면 먹고 잔다고요”라며 웃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 배우, 그야말로 ‘대세’다. 영화 ‘표적’ ‘역린’, 드라마 ‘야왕’ ‘추적자’ ‘상속자들’로 활짝 피어났다. 화장품, 홍삼, 카레까지 광고계도 평정했다.

연극 ‘미스 프랑스’(장 프랑코 대본, 황재헌 각색·연출)에서 1인 3역을 맡아 물오른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김성령(47)을 4일 만났다. 동갑내기 배우 김희애와 라이벌이 됐다는 평을 전하자 그는 “아유, 민망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저야 정말 좋죠, 호호. 김희애 씨만의 역할이 있고 저는 제 역할이 있다고 봐요. 저는 강렬한 엄마 역으로 자리 잡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출연작마다 화제를 모은 그에게 선구안이 뛰어난 것 같다고 하자 그는 고개를 저으며 거듭 “운이 좋았다”고 했다.

“제가 작품을 고르는 입장은 아니었거든요. ‘추적자’는 조남국 감독님과 몇 번 작업한 적이 있어서 시놉시스도 안 보고 수락했어요. ‘야왕’은 이미연 씨가 못하게 돼서 제가 한 거고요. ‘상속자들’은 김은숙 작가님 작품이니까 당연히 했죠. ‘표적’은 내가 형사 역을 언제 해보나 싶었고요. 제가 한 건 되게 작은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는 마음뿐이에요.”

배우 하정우가 연출과 주연을 겸하는 ‘허삼관매혈기’에서는 점술가로 나온다. 그의 분량은 딱 두 장면. 하정우가 “누나는 점술가 안 같아서 좋아요”라고 부탁하자 곧바로 출연을 수락했다. 지난달엔 ‘표적’으로 칸 영화제에 참석해 강렬한 붉은색, 검은색 드레스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우월한 미모로 국위선양을 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제 의상, 헤어,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분들이 실력이 뛰어나요. 정말로요. 영화제에 참석해 보니 제가 하는 일이 참 즐거운 일이라는 걸 느꼈어요. 멀리서지만 쥘리에트 비노슈도 봤고요.”(웃음)

1988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1991년 영화 강우석 감독의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에서 주역을 꿰차며 주목받았으나 이후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했다.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20대에 열심히 안 했더니 30대에 잘 안 되더라고요. ‘대왕의 길’(1998년) 제작발표회 때 젊은 기자분이 ‘무슨 역할 맡은 누구시죠?’라고 물어봐서 충격 받았어요. 김성령이 잊혀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먹었죠.”

하지만 좀처럼 문은 열리지 않았다.

“노력했지만 욕심만큼 안 됐어요. 드라마 ‘폭풍의 연인’(2011년)이 조기 종영된 후 9개월 쉬었어요. 너무 지쳤거든요. 그 후 마음을 비우고 연기했더니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어떤 역도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라는 평가에 얼굴이 빨개졌다.

“아하, 감사하긴 한데 부담스러워요(웃음). 애도 낳고(두 아들의 엄마) 나이도 먹고 노력하고 그런 게 복합적으로 묻어나오는 것 같아요.”

정점에 선 지금 그가 선택한 건 연극. ‘멜로드라마’와 ‘아트’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연극계에선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이지하와 공동 주연을 맡은 그는 허영심 많은 미스 프랑스 조직위원장, 위원장의 쌍둥이 여동생인 클럽 댄서, 순진하고 맹한 호텔 종업원까지 1인 3역을 물 흐르듯 연기한다. 객석에선 “귀여워”라는 감탄과 웃음이 수시로 터진다.

“연극은 정말 어렵지만 부족한 걸 채울 수 있어요. 제 한계도 넘어서고 싶었고요. 도전한 만큼 끝까지 잘 마무리 짓는 게 목표예요.” 7월 13일까지,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5만 원, 1544-1555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미스프랑스#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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