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더 크게 웃을 일 많다, 열일곱 심석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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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여자 1500m 아쉬운 2위… 막판 추월 당했지만 첫 출전 선전
18일 3000m 계주, 21일은 1000m… “고생해온 언니들과 계주 꼭 우승”

심석희가 16일 메달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들어 보였다. 소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심석희가 16일 메달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들어 보였다. 소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결승선을 통과한 심석희(17·세화여고)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최광복 여자 대표팀 코치 앞에 가서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값진 은메달이었다. 하지만 심석희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치 못했다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15일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 금메달 0순위로 꼽혔던 심석희는 경기 막판까지 줄곧 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두고 저우양(중국)에게 추월을 허용하고 말았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이 종목 우승자인 저우양은 올림픽 2연패를 이뤘다.

심석희는 “금메달을 못 딴 것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아쉬움을 느낀다. 또 기대해주신 분들의 기대에 못 미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울먹였다.

그러나 처음 출전한 올림픽치고는 잘한 레이스였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중압감을 잘 버텨냈다. 예선과 준결선에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결선에서는 지구력과 순발력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렸다.

이날 저녁 올림픽파크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메달 시상식에서 심석희는 몇 시간 전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린 모습이었다. 평소 수줍게만 웃던 소녀는 시상대 위에서는 두 팔을 벌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며 활짝 웃었다.

심석희에게는 아직 웃을 일이 남아 있다. 18일 같은 장소에서 여자 3000m 계주가, 21일에는 여자 1000m 경기가 열린다. 여자 3000m 계주는 심석희가 가장 우승하고 싶다고 말해왔던 종목이다. 대표팀 막내인 그는 “올림픽을 향해 다 함께 고생해 온 언니들과 좋은 성적을 내고 시상대 위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계주 대표팀은 올해 4차례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가운데 3번이나 우승할 정도로 최강 전력을 갖추고 있다. 21일 여자 1000m 역시 심석희가 잘 타는 종목으로 올해 월드컵에서 3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에게 올림픽 축제는 이제 시작이다.

소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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