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스케치]“한국산 화장품 무역, 중국대륙 누빌겁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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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띠끄에서 큰 꿈 꾸는 중국 청년들

“한국산 화장품으로 무역을 하는 사장님이 되고 싶어요.”

휴띠끄에는 결혼이주 여성뿐 아니라 한국의 화장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꿈을 가진 당찬 중국 젊은이들도 있다. 중국 산둥(山東) 성 출신인 리둥닝(李東寧·28) 씨는 고교 졸업 후인 2006년 인하대 조선해양학과로 유학길에 올랐다.

둥닝 씨는 졸업 후 한국의 조선소에 입사하기를 원했지만 외국인 신분으로 한국 기업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화장품 매장을 관리하는 매니저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 됐다.

“10개월 정도 일을 해보니 적성에도 잘 맞고, 한국 화장품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화장품을 중국 전역에 파는 무역 사업을 하고 싶어요.”

그러나 둥닝 씨에게는 고민이 있다. 한국에서 계속 일하기 위해서는 3월 말에 종료되는 비자를 연장해야 한다. 그는 전공과 관련 없는 직장을 구했다는 이유로 비자 연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융닝(李勇寧·27) 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그는 2007년 충남 논산의 건양대 경제학과로 유학을 왔다. 지난해 졸업과 함께 은행에 입사하고 싶어 닥치는 대로 원서를 넣고 면접을 봤지만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대전의 한 건축회사에 어렵게 취직을 했지만 곧 그만둬야 했다. 한국에서 계속 생활하고 싶었던 융닝 씨는 휴띠끄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냈다. 그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중국인이다 보니 의사소통이나 문화 차이로 인한 어려움이 없어 편하다”며 “점심, 저녁식사도 모두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융닝 씨 역시 전공과 직업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자 연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계속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며 “둥닝 형처럼 한국의 화장품을 중국에 판매하는 무역 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인천=황수현 기자 soohyun87@donga.com
#휴띠끄#화장품#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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