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창조적 아이디어 寶庫는 바로 자신의 內面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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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초,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디스커버리 그린파크 음악당. 인종과 성별, 나이대가 모두 다른 이들이 모여 ‘어머니’라는 가장 보편적인 주제를 담은 오페라를 보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 오페라를 만든 작곡가는 한국인 김지영 씨(45)다. 그녀의 대성공은 ‘창조’와 ‘혁신’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다시피 하고 있는 지금의 기업가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줬다.

보통 창조적 혁신을 꿈꾸는 기업가들은 자신뿐 아니라 이 세상 그 누구도 달성한 적이 없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대부분 다른 누구도 모르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안테나를 켜고 세상 구석구석을 바쁘게 뒤지고 다닌다. 그러나 이들은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를 놓치고 있다. 바로 창조적 아이디어의 보고는 바로 자기 자신의 내면이라는 점이다.

모든 사람은 각자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독특한 삶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집단인 예술가들은 먼 곳을 헤매고 다니기보다 주로 자기 자신의 내면을 샅샅이 깊게 파고들어 창조성을 끄집어낸다. 김 씨 역시 자기 자신의 내면과 경험으로부터 엄청난 창조성을 발굴해내고 있다. 대학시절 학생운동 경험에서부터 만들어진 인간에 대한 연민, 한국 출신으로 미국이라는 공간에서 이민자들을 바라보는 시선, 한국 전통문화 자체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을 엮어 작곡활동을 펼쳤다. 평단의 극찬이 쏟아졌다. 만약 김 씨가 한국 음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해외 작곡음악 패턴 따라잡기’만 계속 연마했다면 결코 이루지 못했을 성공이다.

현대 최첨단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업가도 종합예술을 펼치는 사람들이다. 기업가 역시 자신의 내부 경험에서 창조적 혁신을 이뤄내고, 이러한 혁신의 독창성을 보편성으로 바꿔내야 한다. 비즈니스의 창조적 혁신의 성공은 바로 이 같은 과정에서 탄생한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 교수 dshin@yonsei.ac.kr
#DBR 경영 지혜#창조적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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