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다가 이웃집 유리창 와장창… 화가난 아주머니께 어떤 말 할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신문과 놀자!/스토리텔링 사고력]문제해결력이 진짜 실력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열 개도 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일상의 사소한 갈등 상황부터 일생을 건 중대한 선택의 순간까지, 긴 우리의 삶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널려 있습니다. 용돈을 어떻게 하면 더 올릴 수 있을까, 처음 본 수학 문제를 어떻게 잘 풀 것인가, 중간고사에서 어떻게 성적을 올릴 것인가, 어떤 대학과 어떤 전공을 선택할까, 어떻게 취직을 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물론 이런 문제들 가운데는 피하면 그만인 것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럴 수 없는 것이기에 결국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문제해결력’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히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가장 합리적이고 최상의 결과를 얻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문제해결력은 직면한 문제를 주어진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인 최상의 결정을 내리기 위한 의지력과 판단력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창의적인 발상이 더 추가된다면 주어진 정보를 훌쩍 넘어선 뛰어난 해결책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물이 끓으면서 들썩들썩 시끄럽게 소리를 내는 냄비 뚜껑에 수증기가 나가도록 구멍을 뚫어 준 것(그림 1)은 생활 속에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빚어낸 창의적인 결과물입니다.

<그림 1> 냄비 뚜껑에 구멍을 내는 이유
<그림 1> 냄비 뚜껑에 구멍을 내는 이유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해결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경험은 시행착오를 겪게 하고 그 시행착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은 성취감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혜를 갖게 할 것이며 새로운 문제 상황을 만났을 때 자신감 있게 해결할 자양분이 됩니다.

우리 아이가 보내는 24시간 중에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갈등하고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봅시다. 유치원이나 방과 후에 이곳저곳의 학원을 전전하느라 놀이터에서조차도 마음껏 놀 기회가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친구와 다투고 화해도 하고 울고 있는 친구와 함께 슬퍼하며 손을 잡아 주기도 하고 친구들과 힘을 합쳐 모래성을 쌓아가면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감성지수를 길러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대다수 우리 아이들은 장차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장 필요한 소양을 기르는 기회로부터 소외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현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것이 좋을까요? 앞서 말한 대로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데는 직접적인 경험을 통한 자양분 쌓기가 효과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일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마음껏 누릴 수 없다면 간접적인 경험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간접 경험은 좋은 책이나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을 통해 얻는 것을 말하며 특히 재미있는 문제 상황을 설정해 그것을 해결해 보기 위한 연습을 말합니다.

<그림 2> 나무 위 아기 고양이가 무사하려면
<그림 2> 나무 위 아기 고양이가 무사하려면
가령 아기 고양이가 위험한 높은 나무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고 합시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고양이를 내려오게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상황(그림 2)을 그려보게 할 수 있습니다. 4∼5세 유아는 높은 나무에 올라가 있는 아기 고양이가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 고양이를 내려오게 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물론 어떤 아이는 ‘사다리를 놓아준다’ ‘119 아저씨에게 도와달라고 전화를 한다’는 현실적인 대책을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아이는 현실적인 해결책 대신에 창의적인 방법을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나무 뒤에 아기 천사가 있는데 천사에게 고양이를 내려 달라고 하는 게 어떨까요?’ ‘그림 속의 요술방망이를 든 도깨비에게 부탁해서 고양이의 등에 날개를 돋게 한 뒤에 고양이를 날게 하면 어떨까요?’라고 상상을 통한 문제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다는 겁니다. 비록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는 나름의 합리적인 해결책일 것입니다.

<그림 3> 이웃집 유리창을 깼어요
<그림 3> 이웃집 유리창을 깼어요
세 번째 그림은 6∼7세 아이들에게 닥친 문제 상황으로 두 아이가 야구를 하다 이웃집 유리창을 깨게 돼 아주머니가 화가 난 모습입니다. 아이들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아이나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해 본 아이는 대답을 하기가 비교적 쉬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험을 하지 않은 유아에게도 그림 속의 아주머니의 기분이 어떨지, 두 아이는 어떤 마음일지를 차근차근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의미 있는 간접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문제해결력은 생활 속에서 틈틈이 부닥치는 문제들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의지를 갖게 하며 이는 어떤 난관도 두려워하지 않은 자신감 그 자체가 될 것입니다.

자신감은 문제해결력을 통해서 길러지는 것일뿐더러 자신감이 쌓이게 되면 문제해결력이 더욱 길러질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동력입니다. 자신감은 익숙하지 않은 수학 문제도 이미 익힌 공식을 이용해 거뜬히 풀 수 있게 하는 응용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며 복잡한 퍼즐 문제도 끝까지 풀어낼 수 있게 하는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언젠가 부모님 곁을 떠나 독립적인 인격체로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이와 같은 방법으로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것이 부모로서 염두에 둬야 할 학습계획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정화 JEI 재능교육 스스로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