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여야 ‘특검-예산안 빅딜’ 진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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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회담 결론 못내고 3일 재개… 與일각 “예산안 협조땐 특검 검토”
연내처리 위해 극적타결 가능성도

여야 대표단이 2일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 대표단은 3일 오전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여야 간 의견 차가 큰 상태다. 다만 여야 모두 새해 예산안을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어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첫 ‘4자 회담’을 열고 새해 예산안과 민주당이 요구하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특검 문제, 기초단체 정당 공천제 폐지 등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1시간 15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한때 고성이 오가는 등 다소 격앙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직후 새누리당 유일호,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양당 대표단이) 하루라도 빨리 정국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일 회동에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3일에도 회담이 결렬되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새해 예산안을 단독 상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결국 특검 문제에 대해 여야가 어떻게 의견 차를 좁힐지가 협상의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에서는 ‘특검 불가’ 강경론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도 있어 이번 주 내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황우여 대표가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특검을 실시하자’는 제안을 통해 협상의 실타래를 풀어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특검을 하더라도 검찰 수사보다 더 많은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내년도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에 민주당이 협조를 약속하는 것을 전제로 특검을 수용하는 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여권 핵심부에서는 “야당이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특검 수사 내용을 이슈화해 정쟁 도구로 이용할 개연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한 데다 “민주당이 합의 이후 또 다른 요구를 하며 법안 처리를 해 주지 않을 수 있어 특검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기류도 강한 편이다. 특검 도입에 합의하더라도 특검의 주체, 시기, 대상 등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일 개연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권오혁 기자
#여야협상#특검#예산안#국회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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