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글쓰기-낭송-운동… ‘자신’을 만나는 지름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 “멘토는 죽이세요. 결국 진짜 멘토는 내 안에 있는 나일 수밖에 없어요. 욕망으로 존재하는 내가 나의 진짜 멘토란 말입니다. 멘토에게서 답을 구하는 것처럼 부질없는 일이 없습니다.” 》

―인간이 그리는 무늬(최진석·소나무·2013년)

스타 멘토들이 홍수를 이루고 각종 힐링 콘서트가 난무하는 시대. 저자는 이 시대를 ‘자기 욕망’이 거세된 시대라고 본다. 자신을 주인으로 삼지 않고 멘토라는 외부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요즘 학생들의 말하는 습관에서도 자기 욕망의 부재를 읽는다. ‘∼인 것 같아요’란 말이 입에 밴 점이 대표적이다. ‘∼이다’라고 단언하지 못하는 것. 가장 원초적이고 단순한 욕망도 불확실함을 드러낸다. 대학원이나 입사 면접 현장에서도 ‘자기’를 중심으로 말하기보다는 사회나 국가를 위한 가치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는 결국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개인의 욕망에 집중하지 못하면 집단이 이상적으로 만들어 놓은 이념에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이념은 높은 곳에 걸려 있어 현실에서 느끼는 기쁨의 가치를 깎아먹게 마련이라고 한다.

자기 욕망에 충실할 때 행복은 물론이고 성과가 따라온다. 노자도 일찍이 이를 강조했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노자는 ‘바람직한 일’보다 ‘바라는 일’을 하고,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좋은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덕경’ 37장에서는 ‘멋대로 하라. 그러면 안 되는 일이 없다(無爲而無不爲)’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추천하는 자기 욕망을 만나는 방법은 인문학에 있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글쓰기가 대표적이다. 글이 잘 안 써진다면 최소한 다른 사람의 글을 베끼는 연습이라도 해볼 필요가 있다. 운동도 자기가 살아 있음을 알려주기에 자기 욕망을 만날 수 있는 방법. 소리 내어 읽는 낭송도 좋다. 소리 내어 읽으면 정신은 물론이고 육체가 움직이기 때문에 체득이 잘되고 자기의 욕망이 더 잘 보인다는 설명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