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의 기록’ 칼 루이스 전설 코앞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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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세계선수권 100m 9초77 우승
대회 통산 金6개깵 2개차 루이스 추격

‘번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의 또 다른 전설이 시작됐다.

스프린트 황제 볼트는 12일(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제14회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7을 기록해 9초85를 찍은 저스틴 게이틀린(31·미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볼트는 이날 제 컨디션이 아닌 데다 비까지 내려 좋은 기록을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2009년 베를린 대회 3관왕과 2011년 대구 대회 2관왕에 이어 6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미국 육상의 전설 칼 루이스가 세운 역대 최다관왕(8개)에 2개 차로 접근했다. 볼트는 200m와 400m 계주를 남겨두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다.

2008년 6월 1일 100m에서 9초72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등장한 볼트는 그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100m(9초69)와 200m(19초30), 400m 계주(37초10)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세우며 3관왕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볼트는 제시 오언스(1936년 베를린)와 바비 모로(1956년 멜버른), 칼 루이스(1984년 로스앤젤레스·이상 미국) 이후 올림픽 단거리 3관왕에 오르며 그동안 미국이 지배하던 세계 단거리에 자메이카의 전설을 쓰기 시작했다.

볼트는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또다시 100m(9초58)와 200m(19초19)에서 가공할 세계기록을 세워 ‘외계인’으로 불리게 됐다. 지구상에서 어떤 인간도 볼트를 넘을 수 없을 것이란 의미로 붙여진 별명이었다. 볼트는 지난해 런던 올림픽 400m 계주에서 세계기록(36초34)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사상 처음 단거리 3관왕 2연패의 대업을 이뤘다.

볼트가 “100m에서는 9초4대, 200m에선 18초대 신기록을 세우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확신하긴 어렵다. 2009년 세운 기록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고 나이가 들어가며 가벼운 부상도 계속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볼트는 “100m 준결선 이후 양 다리가 아파 빨리 달릴 수 없어 기록을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볼트가 세계기록을 경신하고, 루이스가 가진 역대 최다관왕 기록을 2015년 베이징 대회 때 깰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직 어떤 선수도 볼트를 넘어설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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