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70%-고용률 70% 꼭 이룰 것… 그게 나의 존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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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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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대통령,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국정현안 A4 16장 분량 발언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24일 국내 언론사 편집국장과 보도국장 46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24일 국내 언론사 편집국장과 보도국장 46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중산층 70% 복원, 고용률 70% 달성, 꼭 하겠다. 단순히 70% 달성만 해선 안 된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쪽으로 해야 한다. 그것이 저의 존재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동아일보와 채널A 등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오찬에서 한 발언이다. 언론이 궁금해 하는 각종 현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가감 없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1시간 반 동안 무려 A4용지 16장 분량의 발언을 쏟아냈다.

○ 경제: “무역투자진흥회의 열겠다”

박 대통령은 경기 침체와 관련해 “우리나라 수출이 1분기 증가 쪽으로 돌아섰고 경상수지도 1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힘들지만 경제 주체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같이 어려움을 극복해 보자’고 한다면 저는 (경제 부흥을)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민간무역투자진흥회의를 분기마다 열 계획”이라며 “(5월 5일) 방미 전에 첫 번째 무역투자회의를 열어 중소기업의 애로사항과 바람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무역투자회의의 모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매월 연 수출진흥확대회의다. 이 회의에서는 실물경제의 굵직한 현안들과 무역 활성화를 위한 전략들이 논의됐다. 무역투자회의에는 업종별 단체, 수출기업, 외국인 기업 대표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 대통령은 ‘기업들이 청와대의 메시지를 헷갈려 한다’는 지적에 “(경제민주화가) 누구를 겨냥해 망하게 하고 옥죄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것은 정부의 역할이 아니다”며 “제가 경제민주화 법안의 과도한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한꺼번에 몰아가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박람회를 자주 열어 인재 발굴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말도 했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업에 고용 형태 공시를 의무화하면 간접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게 될 것”이라며 “직무능력 표준을 만들고 있다. 학벌과 관계없이 직무능력을 재는 표준을 만들어 학벌 위주에서 능력 위주 사회로 바꾸겠다는 게 저의 야심 찬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 통일: “북한 주민의 삶의 질 더 높아지는 방향으로”

박 대통령은 “통일은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의 삶의 질도 더 높아지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상대(북한)가 국제사회가 바라는 반대방향으로 가게 되면 안타깝지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비정상적 방법으로 해선 안 된다. 위협하면 뭘 주는 악순환을 끊어야 정상이 된다”며 “그런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저의 사명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 시 제가 문화홍보대사 역할을 하려 한다”며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우리 문화예술인들의 작품 등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문화융성위원회(가칭)를 만들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외국어는 배워 놓으면 친구를 만드는 데 좋은 역할을 한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많은 외국 손님을 만났을 때 그것(외국어)을 유용하게 썼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을 구사할 수 있다.

○ 인사: “낙하산 인사 없다”

박 대통령은 인사 부실 검증 논란에 대해 “예전같이 측근이나 코드 인사가 아니라 각 분야의 새로운 전문가를 찾다 보니 개개인의 사적인 일까지 미처 챙기지 못해 그런 일(인사 참사)이 생겼다”며 “앞으로 인사 시스템을 정비하고 자료도 상시 보완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아주 힘들게 선정했기 때문에 저는 자주 바꾸지 않을 것 같다”는 말도 했다.

박 대통령은 공기업 인사와 관련해서는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인사는) 전문성을 보고 임명한 것이지 인맥 등으로 임명한 게 아니다”며 “나머지 금융계 인사가 아직 남아 있다. 추후 결과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택 회장은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지내 ‘금융권 낙하산 1호’라는 비판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의 순환보직 인사에 대해 “행정적 일을 하는 공무원은 (수시로 보직을) 바꿀 수 있지만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몇 년씩 일하면서 (이에 걸맞은) 대우를 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연구해 봐 달라고 이야기했다”며 “앞으로 공직 인선은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친인척 및 측근 관리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고 상설특검도 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근본적으로 (친인척 및 측근 비리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가 명심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긍정 마인드: “이별 노래 부른 가수 진짜 이혼”

박 대통령은 소통 강화 방안을 묻자 “정치인 중에 저만큼 많은 국민을 만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직속) 대통합위원회, 청년위원회, 지역발전위원회 등도 조만간 구성을 완료해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또 “선거 때 약속한 국가지도자연석회의를 구성해 각계 지도자의 말씀도 듣고 안보자문회의, 경제자문회의 등도 열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언론 칼럼도 보고, 기사도 보고, 인터넷 기사 밑에 여러 가지 평(댓글)도 있어 볼 게 엄청나게 많다. 그런 것이 다 국민의 생각”이라며 “시간은 금세 가니까 (저는) 촌음을 아껴 일할 일만 남았다. 경제 부흥을 꼭 이루겠다는 생각을 밤낮없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긍정의 메시지를 언급하며 “말이 씨가 된다. 이별 노래 부른 가수는 진짜 이혼한다. 저 자신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말로만 희망을 얘기하면 (메시지가) 전달이 되겠느냐. 저부터 국민행복시대를 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면 모든 일이 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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