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표면층 ‘그래핀’이 탄소나노튜브와 결합하면… 고강도 방탄복-인공근육 소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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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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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김선정 교수팀 개발

‘꿈의 신소재’ 그래핀으로 기존보다 성능이 좋은 방탄복이나 인공근육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한양대 생체공학과 김선정 교수(사진)팀은 그래핀을 이용해 거미줄보다 6배, 방탄복 섬유인 케블라보다 12배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갖는 인공근육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2일 발표했다.

흑연 표면층을 한 겹만 떼어낸 물질인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뛰어난 전기전도성과 강철보다 200배 강한 강도를 갖고 있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강하고 가벼운 고분자 섬유는 자동차 복합소재뿐만 아니라 방탄조끼, 인공근육 등 활용도가 높다. 특히 인공근육으로 쓰이는 섬유소재는 강하고 유연하면서 전기적 특성이 우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래핀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그래핀은 2차원 면구조로 돼 있어 섬유 형태로 만들기 어려웠다. 그 대신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인공근육 섬유를 만드는 데 관심이 집중됐다.

탄소나노튜브는 물리적 특성이 우수하지만, 섬유 제조 과정에서 인력으로 서로 엉켜버리는 경우가 많아 물성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부에서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만든 다음 엉킴을 강제로 풀어 배열하는 후처리 과정을 거쳤는데 이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려 산업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거미가 거미줄을 만드는 방식에 착안하여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를 물에 풀어 만든 용액을 고분자 용액 속에서 실처럼 방사해 그래핀-탄소나노튜브-고분자로 구성된 나노복합섬유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섬유는 추가 열처리와 같은 후처리 없이 간단한 공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섬유 자체의 기계적 특성도 우수해졌다. 특히 기존의 탄소섬유들과는 달리 바느질도 쉽고, 질기면서 유연하고, 외부 비틀림에도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그래핀-탄소나노튜브 복합 섬유는 인공근육뿐만 아니라 센서, 구동기, 에너지 저장 등에도 활용될 수 있어 에너지 기반 산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1일자 특집기사로 실렸다.

유용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edmo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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