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얼떨떨 전법’신태용 “유벤투스 깰수있다”

  • 입력 2009년 7월 28일 08시 30분


“저희는 (7월)30일에 귀국할 생각이 없다니까요.”

성남 신태용 감독은 ‘피스컵 안달루시아 2009’ 대회를 취재 중인 한국 기자들을 보자마자 ‘진담 반, 농담 반’의 뼈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정말로 성남은 ‘일찍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27일(한국시간) 세비야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세비야FC와 A조 첫 대결에서 성남은 0-0으로 비겼다. 값진 승점 1을 챙긴 성남은 각 조 1위가 나설 4강 진출 가능성을 남겼으나 세비야는 1무1패로 일찌감치 탈락했다. 만약 성남이 29일 헤레즈에서 열릴 유벤투스전에서 이기면 4강을 확정한다.

“스페인에 놀러온 게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신 감독이 세비야전을 위해 준비한 것은 ‘얼떨떨’ 전법. 물론, 술에 취하거나 약물에 의존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정신이 몽롱한 채로 경기를 하다보면 전혀 ‘의외의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성남은 22일 부산과 컵 대회 경기를 마친 뒤 다음날 출국했고 첫 경기까지 불과 40시간도 남기지 않은 타이밍에 도착, 7시간 시차에 적응할 틈이 없었다. 오히려 신 감독은 도착 당일 밤에 짧게나마 조깅이라도 하길 바랐다. 몸이 피곤할 때 더 힘들게 해줘야 경기를 수월하게 치를 수 있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계산에서다. 실제로 성남은 국내에 있을 때, 경기 당일에도 오전 한 차례 가볍게 20-30분 몸을 풀어준 뒤 오후 실전에 나서고 있다. ‘초짜’ 신 감독이 “분명 한 수 위”의 전력인 유벤투스를 상대로 승산 있는 전법을 구사할 수 있을까. 30일 귀국 편 항공기를 예매해 둔 성남 관계자들은 상당한 액수의 위약금을 내도 좋으니 이기기 만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마드리드(스페인)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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