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퇴진 주장' 총경 징계위 열려

  • 입력 2007년 8월 29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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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사건 은폐 의혹을 둘러싸고 이택순 경찰청장의 퇴진을 주장했던 황운하 총경에 대한 중앙징계위원회가 29일 오후 경찰청 10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경찰청장은 황 총경이 `한화그룹 보복폭행사건'의 은폐 의혹과 관련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청장 사퇴를 주장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 등을 들어 최근 황 총경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며 징계위원회를 소집한 바 있다.

경찰청장이 중징계를 요구한 만큼 이날 징계위를 통해 황 총경은 정직에서부터 해임 혹은 파면까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황 총경은 이날 징계위원회에 출두하며 "수위에 상관없이 징계가 결정되면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 권익을 보호하고 조직내의 건전한 비판 봉쇄를 막기 위해 (청장의 사퇴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조직원들은 경찰청장이 조직 내부의 건강한 비판을 너그럽게 수용해 끌어안고 가는 의연한 모습을 조직원들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총경은 이날 징계위원회에 보낸 반론문을 통해서도 "(나에 대한) 징계위 회부는 건강한 내부비판을 억압하려는 시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황 총경은 "(경찰청장이) 징계권을 함부로 휘둘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경찰관들의 건강한 내부비판을 억압하려하고 있다"며 "징계가 결정되면 이는 경찰 역사상 매우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총경은 "공무원도 기본권의 주체로서 표현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경찰이라는) 특별권력관계는 법치주의의 한계 내에서 인정된다"며 "복무규정이나 지시명령을 통한 글 게재나 언론 인터뷰 제한이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청장이 징계위에 정직 이상 해임, 파면까지 받을 수 있는 중징계를 요구한 만큼 이날 징계위가 황 총경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경찰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전현직 경찰관들의 모임은 대한민국무궁화클럽은 이날 징계위 개최 시간에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장이 자신의 잘못을 용기 있게 지적한 황 총경에 대해 보복성 징계를 하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경찰관들의 모임인 `무궁화클럽'도 이날 회장과 고문단 일동 명의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인권위가 조정권을 발동해 황운하 총경에 대한 징계절차를 중지하고 엄정한 조사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무궁화클럽은 "경찰청장이 감정적인 대응으로 감찰조사를 지시하고 징계를 요구해 경찰 조직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있다"며 "경찰청장의 뜻대로 징계가 결정되면 경찰은 자정능력을 잃은 조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황총경이 1기인 경찰대의 동문회와 경찰관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도 각각 모임을 열고 이날 징계위의 결정에 대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전현직 경찰관들의 집단 반발도 예상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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