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육정수]‘해군기지 강정마을’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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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항제(軍港祭)로 불리는 진해 벚꽃놀이는 봄 축제의 백미(白眉)다. 경남 창원에서 벚꽃 가로수가 줄 지어 선 안민고개를 굽이굽이 넘다 보면 진해 시내의 드넓은 벚꽃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군기지 안에서 보는 벚꽃은 더 화사하고 탐스럽다. 해군사관학교 해군작전사령부 등 해군기지를 중심으로 민군(民軍)이 하나 되는 축제라는 점에서 뜻 깊다. 수병(水兵) 특유의 세일러복(服)도 멋있고 친숙하게 느껴진다.

▷해군 장병과 군무원 및 그 가족은 진해 전체 인구의 30%. 이들이 진해에서 쓰는 돈은 연간 약 700억 원이고 부수효과를 합치면 1000억 원 이상이다. 해군 없는 진해를 상상하기 어렵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전투기의 기습공격으로 초토화됐던 하와이 진주만 해군기지는 66년이 흐른 지금도 안보의 첨병 역할을 하면서 관광 수입으로 경제에 이바지한다. 미 7함대 모항(母港)이자 일본 해상자위대 본부가 있는 요코스카(橫須賀)도 비슷하다.

▷우리 해군이 2014년까지 8000억 원을 들여 제주도 남해안에 건설하려는 전략기지를 놓고 제주 도민의 의견이 갈려 있다. 세 곳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으나 진전이 거의 없다. 5년 전 계획을 처음 밝혔을 때는 찬성하는 마을이 많았는데 시민단체가 끼어들면서 반대로 돌아선 곳도 있다. 때마침 강정마을이란 어촌이 해군기지 유치를 자청하고 나섰다. 전략기지 위치 선정 작업에 청신호가 켜져 예정대로 이달 중 매듭을 지을 수 있을 것도 같다.

▷강정마을은 수심(水深) 11m 이상, 넓이 12만평, 부두 길이 1950m라는 전략기지 조건을 갖추는 데 문제가 없다. 마을 주민은 시민단체의 개입도 사절했다. 기지가 건설되면 일자리 6000여 개가 생기고 ‘평화의 섬’ 이미지로 관광 효과도 기대된다. 해군은 적절한 땅값 보상, 환경오염 방지를 통한 어업자원 보호, 의료 복지시설의 주민 공동사용을 다짐한다. 강정마을의 번영이 ‘군부대를 거부하는 님비’에 타산지석이 됐으면 좋겠다.

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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