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30代, 정읍-고창서 한밤 공기총난사-방화

  • 입력 2005년 7월 1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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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마을 주민에게 공기총을 마구 쏘고 집에 불을 지른 뒤 달아났다가 20여시간 만에 붙잡혔다.

10일 오전 2시경 전북 정읍시 상동 모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김모(34) 씨가 주민 양모(27) 씨와 몸싸움을 벌이다 1층 창문에서 지켜보던 변모(26) 씨에게 공기총을 쏴 오른쪽 귀에 상처를 입혔다.

김 씨는 1시간 뒤 10여 km 떨어진 고창군 고수면 임모(63) 씨의 집으로 찾아가 잠자던 임 씨 부부에게 공기총을 발사해 오른팔과 이마 등에 부상을 입혔다. 임 씨 부부는 김 씨 친구의 부모.

그는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방안에 뿌리고 불을 지른 뒤 달아났다. 임 씨 부부는 인근 주민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이어 300여 m 떨어진 이모(62) 씨의 빈집으로 가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자신이 몰고 간 포터트럭을 그대로 둔 채 걸어서 이웃 마을로 향했다.

이 마을에서 이모(42) 씨의 1t 화물차를 훔쳐 타고 달아난 김 씨는 오전 6시경 정읍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동이 켜진 채 세워져 있던 유모(45) 씨의 검정 매그너스 차량을 훔쳐 타고 달아났다.

김 씨는 이날 오후 9시 10분경 정읍시 덕천면 갈천리에서 검거됐다.

그는 오후 8시 55분경 훔친 것으로 추정되는 프린스 승용차를 타고 정읍시 신태인읍 이교삼거리에 나타났다가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났다.

경찰은 김 씨가 친구인 임 씨가 살았던 정읍 시내 연립주택과 임 씨의 부모 집을 찾아가 난동을 부린 점으로 미뤄 친구와의 채무 또는 원한 관계 때문에 난동을 부린 것으로 추정하고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추궁하고 있다.

정읍=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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