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경… 증권사 인수 추진

  • 입력 2005년 7월 1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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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새 농협법이 시행됨에 따라 농협의 신용사업(금융) 부문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새 농협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중앙회장 위주로 운영돼 온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앞으로는 부문별 대표이사 중심의 전문경영인체제로 바뀌기 때문.

이에 따라 농협은 신용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금융권 내에서는 이미 ‘공룡’

농협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이미 공룡급이다.

특히 은행 부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130조 원에 이르러 국민은행에 이어 2위. 공제(보험)사업의 수입보험료는 5조7000억 원으로 생명보험업계에서 시장점유율이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4위.

신용카드사업도 신용판매(일시불+할부) 기준으로 볼 때 비씨카드, 국민카드, LG카드, 삼성카드에 이어 5위에 올라 있다.

금융시장에서 농협이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지면서 경쟁 회사의 견제도 많아졌다.

민간보험업계는 “농협이 보험료를 무리하게 낮추고 방만한 운영을 하므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할 정도.

이에 맞서 농협은 금융감독원이 민간보험회사를 감독하는 수준으로 농림부가 감독할 수 있도록 자체 감독강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야망

농협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종합금융그룹화가 필수적”이라며 증권사 인수 계획을 밝혔다.

증권사를 인수하면 기존의 은행, 카드, 보험, 투신, 자산관리, 저축은행 등의 사업 부문과 함께 종합금융그룹의 기반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최근에는 농업금융기관에서 출발해 세계적 금융그룹이 된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과 업무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벤치마킹에 나섰다.

농협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걸림돌도 적지 않다.

농협의 해묵은 과제인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지금은 신용사업 수익으로 경제사업의 손실을 보전하는 상황이다. 국회는 새 농협법 시행 뒤 1년 안에 신용·경제 분리 계획을 제출하라고 규정했을 뿐 정확한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

농협의 정책자금 의존율이 21%에 이르는 것도 경쟁력 강화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농협 신용사업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
부문규모금융권 내 위상
은행총자산 130조 원국민은행에 이어 2위
중앙회 소속 점포 수 899개국민은행에 이어 2위
(지역조합까지 포함하면 4948개로 1위)
공제(보험)수입보험료 약 5조7000억 원생명보험업계 4위
신용카드신용판매 12조5000억 원카드업계 5위
2004년 말 기준. 자료: 농협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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