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용품 팔며 육아강연…‘플래그십 스토어’ 가봤나요

  • 입력 2005년 5월 8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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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 물건만 팔던 시절은 지났다.’

상점이 변신하고 있다. 물건을 팔면서 최신 유행을 체험할 기회나 무료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형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쇼핑을 즐겁게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이맘 하우스’. 보령메디앙스가 3월 28일 문을 연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대형 매장이다. 제대혈 상담 코너에서부터 출산에 필요한 임부복과 출산용품, 유아복, 아동복 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다.

이곳에선 한 달에 두 차례씩 출산과 육아에 관한 무료 강연을 들을 수 있다. 곧 들어설 아동 전용 미용실에서는 아이들 머리 손질도 받을 수 있다.

중소 의류업체인 ㈜작은신부는 타깃 연령대가 각기 다른 브랜드 레드디어(1∼6세), 작은신부(7∼13세), BRJ(9∼17세)를 함께 판매하는 매장을 잇달아 열고 있다.

작은신부 이상호 과장은 “한 곳에서 연령대가 다른 자녀 옷을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태평양이 운영하는 ‘디 아모레 갤러리’에서는 화장품 구매는 물론 피부 관리, 스파 서비스까지 받는다.

플래그십 스토어 바람은 식품업계에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지하 식품매장에 있는 풀무원의 ‘델리 소가’는 찌개나 부침 재료 정도로 쓰이던 두부를 ‘두부버거 스테이크’, ‘두부치즈 고로케’ 등 다양한 음식재료로 개발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두부 기업’ 풀무원의 회사 이미지도 좋아지고 있다는 게 자체 평가.

삼양사가 운영하는 ‘믹스앤베이크’ 매장에서는 밀가루, 식품첨가물, 향신료 등 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와 조리기구까지 한번에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를 위해 제빵 강연도 연다.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대체로 각 업체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1, 2개에 불과하다.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플래그십 스토어를 응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도 늘리는 효과를 함께 노리는 기업들도 있다.

보령메디앙스나 풀무원은 ‘아이맘 하우스’와 ‘델리 소가’ 매장을 계속 늘려 나갈 계획이다.

마케팅 컨설팅 회사 리드앤리더 김민주(金敏周) 사장은 “전통적인 플래그십 스토어는 홍보가 목적인 데 비해 최근에는 판매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金振赫)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볼 때 단순 판매점은 점차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유통점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재미와 함께 전문 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형 매장의 주요 사례
이름내용
태평양 오설록티하우스-녹차는 물론 녹차를 응용해 만든 케이크와 과자 등 이색적인 식품 체험.
-스타벅스와 같은 세련미와 참살이(웰빙)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
-제주도 오설록 하우스가 모체.
보령메디앙스 아이맘하우스-출산 준비물부터 아동복까지 모두 구매 가능.
-다양한 무료 강연 월 2회 개최.
풀무원 델리 소가-두부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테이크아웃 음식 판매.
-두부 요리에 대한 이미지를 높여 두부 소비 확산이 목적.
삼양사 믹스앤베이크-제빵 관련 식자재 및 조리기구를 한 곳에서 판매.
-제빵 문화 확산 위해 무료 강연 개최.
자료: 각 업체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플래그십 스토어:

한 기업이 만든 여러 개의 브랜드 제품을 한곳에 모아 판매하는 매장. 최신 유행과 관련한 체험 기회를 제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게 목적이다. 명품 업체 ‘프라다’가 뉴욕과 도쿄에 세운 ‘에피센터’가 대표적인 플래그십 스토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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