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을 전범재판소에 세울까 논란

  • 입력 2003년 12월 15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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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체포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이르면 12월 말 설치될 이라크 전범재판소에서 반인권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범재판소 구성위원회 의장인 다라 누르딘 과도통치위원은 15일 "후세인은 이라크 전범재판소의 첫 대상이 될 것"이라며 "용의자나 피해자 모두 이라크인들인 만큼 재판부는 이라크인들로 구성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과도정부는 9일 전범재판소 설치를 의결했었다.


사담 후세인 체포 당시 모습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로 미루어 후세인 전 대통령은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25년간 이슬람 시아파와 쿠르드족 등 저항세력을 체포 투옥 고문 살해 △1980년대 쿠르드족을 독가스로 학살 △쿠웨이트 침공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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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위는 이라크 내 사형을 금지하고 있지만 누르딘 위원은 "내년 들어설 새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해 사형제도가 다시 도입될 가능성도 높다.

인권단체들은 이라크 전범재판소 규정상의 허점과 사실상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적법성과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전범재판소 설치 규정이 증인보호는 물론 검사 및 재판관의 독립성을 담보하지 않고 있다"면서 비(非) 이라크 인사들의 재판소 참여를 요구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재판이 정의가 아닌 복수의 심판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국제앰네스티(AI)는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에 반대하며, 그가 다른 용의자처럼 국제법에 따라 변호사를 선임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모든 적절한 보호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인권단체와 국제법 전문가들은 국외에 독립적 국제재판소를 만든 르완다와 구(舊)유고의 경우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도통치위원들은 후세인 전 대통령이 공정한 재판은 물론 상소권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변호사까지 선임해 주겠다는 입장.

미국은 후세인 전 대통령 관련 재판에 대해 뚜렷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국제법정에서 자신들에 불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 때문에 이라크 전범재판소 내 처리를 희망하는 눈치다. 미군 관리들은 14일 이라크 전범재판소에 회부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후세인 전 대통령에 제네바 협정에 따른 전쟁포로 대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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