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방송기자클럽 토론]‘중임제’카드로 내각제논란 불식

  • 입력 2003년 7월 3일 18시 46분


코멘트
3일 서울 뉴맨하탄호텔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서영수기자
3일 서울 뉴맨하탄호텔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서영수기자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2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정책토론회에서 정치개혁을 위한 장단기 과제 및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혔다.

최 대표는 정치개혁의 핵심인 공천시스템과 관련해 ‘진정한 상향식 공천’과 ‘호남 배려’를 위한 제도 개편 구상의 일단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컴퓨터로 지구당대의원 1000명과 지역주민 1000명을 뽑아 경선을 하면 지구당위원장의 영향력을 최대한 차단해 지역 민심과 동떨어진 인사가 선출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그러나 “지역사회에서 당을 대표하는 지구당위원장직을 폐지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내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 위원장들의 기득권도 어느 정도 보장해주면서 공천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는 ‘쇄신모임’ 등 당내 개혁파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지역을 배려하기 위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방침을 분명히 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 그러나 선거구제 조정은 여야 협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개헌 문제에 대해서도 ‘정리된 생각’을 밝혔다. 내각제 주창론자였던 그는 내년 17대 총선 이듬해인 2005년이면 차기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시작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내각제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최병렬=내각제론자’라는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이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최 대표가 노무현(盧武鉉) 정부에 대한 근본적 불신과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한 것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그는 경제살리기와 사회기강 확립을 위한 협조는 별개라는 전제로 “(새) 특검법안은 시간을 끌어도 자기 맘대로 안 될 것이다. 야당의 존재 이유를 보여 주겠다”고 강행처리 의지를 밝혔다.

그는 특히 권기홍(權奇洪) 노동,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을 예로 들며 ‘최병렬식 국정협조’의 방향을 예고했다. 최 대표는 권 장관에 대해서는 “일국의 장관이 국민 편이 돼야지, 노동자 편이 될 수 있느냐”고 비판했으나 “불법파업은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강 장관에 대해선 “남자 장관 모두 합친 것보다 낫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마지막으로 “노 대통령처럼 언론의 비판에 과민반응하는 건 소아병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