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천하호 실종자 가족들 선적차량 건져내

  • 입력 2003년 6월 10일 2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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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밑에 가라앉은 차량을 민간업체도 쉽게 찾아내는데 해양경찰이 못한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천하호’ 전복사고로 바다 속으로 사라졌던 선적 차량들이 최근 실종자 가족의 노력에 의해 잇따라 발견되면서 해양경찰이 수색작업을 무성의하게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달 2일 오전 10시 인천 연평도항을 출항해 오후 3시 인천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69t급 화물운반선 천하호가 오후 1시 50분경 옹진군 덕적면 선미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돼 6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배가 전복될 당시 실종자들이 차 안에 있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바다 밑 차량들은 실종자 수색의 중요한 실마리로 떠올랐다. 그러나 인천해양경찰서는 차량을 발견하지 못한 채 사고 발생 2주 만에 수색작업을 중단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2000만원을 거둬 지난달 26일 민간 구난업체인 A잠수기술공사에 시신과 차량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의뢰했다.

A공사는 수색작업 9일째인 4일 인천 옹진군 선미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바다 밑에 가라앉은 지게차 2대를 찾아낸 데 이어 8일 15t 덤프트럭과 1t 포터 차량을 추가로 발견했다.

그러나 해경은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색작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차량 발견 해역(수심 13m)의 조류가 빠르고 시야가 흐려 지금까지 실종자를 찾지 못했지만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 수색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실종자가족 대표를 맡고 있는 김종길씨(45)는 “시신을 찾을 때 까지 수색을 계속하겠다”며 “해경이 수색작업을 계속했더라면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해경 관계자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 밑까지 수색할 수 있는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수색작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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