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복절 경축사 하루 만에 욕투성이 담화…비난 수위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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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6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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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하여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하여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나온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내놓았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16일 담화를 통해 문 대통령의 경축사를 ‘망발’이라고 평가절하하며 더 이상 남북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전날 있었던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거론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대변인은 “태산명동에 서일필(무엇을 크게 떠벌리기만 하고 실제의 결과는 보잘것없이 변변치 못하였다는 뜻)이라는 말이 있다. 바로 남조선 당국자의 ‘광복절 경축사’”라며 “섬나라 족속들에게 당하는 수모를 씻기 위한 똑똑한 대책이나 타들어가는 경제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방안도 없이 말재간만 부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을 겨냥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대변인은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며 ”이 시점에 북남 사이의 대화를 운운하는 사람의 사고가 과연 건전한가 하는 것이 의문스럽다”며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한 사람”이라고 했다.

또 “남조선 국민을 향하여 구겨진 체면을 세워보려고 엮어댄 말일지라도 바로 곁에서 우리가 듣고 있는데 어떻게 책임지려고 그런 말을 함부로 뇌까리는가”라며 “아래 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가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비꼬았다.

대변인은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애써 의연함을 연출하며 북조선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하는 모습을 보면 겁에 잔뜩 질린 것이 역력하다”며 “북남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자의 자행의 산물이며 자업자득”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앞으로의 조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목을 빼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두고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며 향후 남북대화는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와 “새로운 한반도”를 언급하며 ‘원코리아’를 강조하자,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문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 담화를 내놓은 것이다.

북한은 앞서 한미연합지휘소훈련 첫날인 지난 11일에도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아닌 남측 당국에 초점을 맞춰 청와대를 비롯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당시 담화에서 “바보는 클수록 더 큰 바보가 된다고 했는데 바로 남조선 당국자들을 가리켜 하는 말”이라고 비난하는 가 하면 청와대를 향해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 하고 쩔쩔매어 만 사람의 웃음거리가 된 데서 교훈을 찾는 대신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고 하기도 했다.

또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을 내세워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는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며 막말성 비난을 했다.

이처럼 북한의 대남 비난 수위가 절정에 이른 가운데, 북한은 16일 오전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 10일 이후 엿새 만이자, 이달 들어 네번째다.

통천은 그간 북한이 주로 발사체를 발사해왔던 함경남도 원산 아래에 위치한 곳으로, 도발 지점이 남하한 것이 강력한 대남 도발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오전 9시 긴급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소집했고, 문 대통령이 발사 직후부터 관련 사항을 보고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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