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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복도 주저 말고 표현하세요… 행복이 더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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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복도 주저 말고 표현하세요… 행복이 더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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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행복원정대/동아행복지수]<5·끝>성장시대 넘어 행복시대로
한국인 삶을 바꿀 ‘행복 10大 제언’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서 행복합니다.”

프로야구 한화의 안방인 대전야구장에서 주요 승부처마다 이 노래가 울려 퍼진다. 이기고 있을 때나 지고 있을 때나 마찬가지다. 응원가가 처음 만들어진 2011년 무렵엔 패색이 짙을 때 이 노래가 나오면 화를 내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후 이 노래는 패배에 지친 한화 팬들을 치유하는 위로가 됐다. 한화의 응원단장 홍창화 씨(35)는 “처음 ‘행복하다’라는 응원가가 나왔을 때 팬들이 쑥스러워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팬들이 이 노래를 힘차게 부를 때가 가장 행복해 보인다”고 말했다.

“나는 행복하다”고 대놓고 말하는 데 익숙한 이는 많지 않다. 좋은 감정을 느껴도 이를 억제하고 숨기는 게 몸에 밴 탓이다. 겸양지덕(謙讓之德)을 미덕으로 삼는 전통문화의 영향이다. 군사정권 시절 일부에서는 ‘행복하다’라는 말 자체를 금기시하기도 했다. ‘배부른 사람, 부르주아, 나만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이나 쓰는 말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가 됐다.

○ 표현할수록 커지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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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시대를 넘어 행복의 시대로 가기 위해선 ‘행복하다’라는 표현에 친숙해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개인의 행복감 표현을 억누르는 사회 분위기에선 진정한 행복을 찾기 어렵다. 한화 팬들이 ‘행복하다’라고 함께 노래를 부르면 행복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처럼 긍정적 감정이 생기면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행복감이 배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동아일보는 동아행복지수(동행지수)에서 나타난 한국인의 행복지도를 바탕으로 딜로이트컨설팅,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팀, 대한신경정신건강의학회와 함께 ‘행복 표출하기’처럼 작지만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꿀 수 있는 ‘행복 10대 제언’을 마련했다.

‘행복감 표현하기’의 효과는 의학적으로도 입증됐다. 행복, 즐거움 등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과거의 즐거운 기억을 저장하는 뇌의 해마, 감정을 조절하는 뇌 전두엽을 자극한다. 이때 신경전달물질인 세라토닌이 더 많이 분비돼 행복한 감정이 증폭된다. ‘행복하다’라고 말할수록 ‘행복 호르몬’이 더 생성되는 것이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분이 나쁠 때 행복을 강요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지만 행복한 감정을 느낄 때 이를 깊이 음미하고 표출하면 일종의 자기최면 또는 자기암시 효과가 나타나 행복의 총량이 커진다”고 말했다.

○ 비교 분노를 넘어 나에게 집중하기

‘행복 10대 제언 선정단’은 한국인의 행복을 가장 크게 저해하는 ‘비교하는 습성’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나의 행복을 내 안에서 찾는 작업이 1차적으로 필요하다는 것.

선정 작업에 참여한 곽금주 교수는 “한국인은 일제강점기에는 생존에 대한 분노, 경제성장기에는 성장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는데, 21세기에는 상대적 박탈감에 의한 비교분노에 휩싸였다”며 “진정한 행복을 위해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나의 행복을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전화기를 끄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한 달에 한 번 자신을 위한 선물하기 △한 달에 한 번 자원봉사 또는 기부하기 △10년, 20년 뒤의 내 모습을 그려보고 때때로 수정하기 등이다.

동행지수에 따르면 나를 위한 투자를 많이 할수록 행복했다. 특히 나를 위한 일 가운데 돈을 쓰는 것보다는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행복 요인이었다. 나를 위한 소비를 적게 하더라도 시간을 많이 갖는 사람의 행복지수는 56.56점으로 소비는 많이 하지만 시간이 없는 사람(51.74점)보다 높았다.

장기적인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것도 행복의 중요한 밑거름이다. 먼 미래를 계획하는 사람의 동행지수(59.06점)는 가까운 미래만 보는 사람(55.36점)보다 높았다. 30, 40대 또는 가정을 이룬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69.09점)은 관심이 없는 사람(46.97점)보다 행복했다. 또 새로운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할수록 행복했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게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 “전화 한 통으로 도전해 행복 찾기”

봉사, 기부 등 타인을 위한 삶이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행위’라는 편견도 걷어내야 한다. 동행지수에 따르면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63.35점)은 그러지 않는 사람(49.51점)보다 행복감이 높았다. 특히 월소득이 300만 원 이상이지만 봉사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54.44점)이 300만 원 미만이지만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는 사람(62.44점)보다 덜 행복했다는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남을 위해 마음을 열면 행복해지는 것이다.

강호권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은퇴 후에나 봉사를 시작하려는 분들이 많지만 젊을 때부터 실천하지 않으면 은퇴 뒤엔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에 ‘자원봉사’로 검색하면 수많은 단체가 나오는데 전화 한 통으로 새로운 삶에 도전해 행복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잠든 아이가 있는 유모차를 건물 밖에 세워둔 덴마크의 한 마을 풍경. 아무도 아이를 데려가지 않는다는 사회적 신뢰를 상징하는 모습이다. 주한 덴마크대사관 제공
▼ “믿을 수 있는 이웃 -정부 -의회… 스트레스 요인 적어” ▼

행복도 1위 덴마크의 비결은… 신뢰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①미국 ②중국 ③덴마크 ④대한민국

정답은 ③번이다.

1973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행복도를 조사한 덴마크는 유엔의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2012, 201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1년 중 9개월이 춥고 겨울에는 오후 3시만 되면 해가 지는 나라. 인구가 500만 명밖에 안 되는 덴마크 사람들이 가장 행복한 이유는 뭘까.

행복학자들은 덴마크의 행복 비결로 ‘신뢰’를 꼽는다. 가족, 이웃, 지역사회, 국가에 대한 강한 신뢰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원천이라는 거다. 덴마크 학자 게르트 팅고르 스벤센의 연구에 따르면 세계 86개국 중 덴마크 사람의 78%가 이웃을 신뢰한다고 답해 다른 나라의 평균(25%)보다 크게 높았다. 정부, 경찰, 사법부, 행정부 등 행정기관에 대한 신뢰도 역시 84%에 달했다.

토마스 레만 주한 덴마크대사는 “덴마크 사람들은 아이가 자고 있는 유모차를 건물 밖에다 두고 안에 들어가 일을 본다”며 “아무도 이 아이를 데려가거나 해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웃, 기업, 정부를 믿으면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고 투명성이 높아져 부정부패로 인한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국민의 행복을 높이려면 덴마크처럼 국내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국내에선 국민 행복을 높이기 위해 불안(不安)과 불만(不滿)에만 집중하면서 불신(不信)에 대한 고민이 적다”며 “정부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게 정책의 일관성, 목표의 현실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시키면 본인의 동아행복지수를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특별취재팀

△정치부=김영식 차장 spear@donga.com
△산업부=정세진 기자 △정책사회부=유근형 기자
△스포츠부=정윤철 기자 △국제부=전주영 기자
△사회부=박성진 기자
#행복원정대#동아행복지수#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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