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강해지는 시기 통제만 하면 문제 커져 품에서 놓아줄 준비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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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학년 자녀’ 이렇게 대해주세요
자아 강해지는 시기…통제만 하면 문제 커져
품에서 놓아줄 준비를

10대로 접어든 초등학생에 대해 전문가들은 “애매하고 어정쩡한 학년”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체와 내면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반면 여전히 ‘초등학생’ 꼬리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사춘기라 하면 중고교생을 떠올리지만 사춘기에 해당되는 특징은 초등학교 4∼6학년 때 발현된다. 초기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신체적 변화와 함께 남성성, 여성성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고학년생은 아직 감정과 사고에 있어 충동조절력을 갖추지 못해 신체와 정신의 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윤미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 시기 아이들의 뇌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호기심이 왕성해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충동을 견디는 게 어려워 외부와 갈등을 일으키기 시작하는 때”라고 말했다.

이 또래는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독립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화장을 하고 노래방을 가면서 활동 반경을 넓힌다. 신 교수는 “부모는 자녀의 새로운 모습을 보기 시작한다. 예민해진 자녀를 발달학적 이해 없이 통제만 하면 문제가 더 커진다”며 “이제 품 안의 자식이 아니라 놓아줄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자아가 강해지다 보니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배척하고, 함께 어울리면서도 경쟁심리가 발동한다. 석승하 서울 인헌초 교감은 “왕따 같은 교우관계 문제가 5학년 때부터 불거진다. 6학년 때는 끼리끼리 그룹이 형성돼 있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선미 안산성포중 상담교사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상대적으로 ‘예쁘게’ 반항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반항조차 하지 않거나 막 나가버린다”며 “초등학생 때 치콜(치킨과 콜라)을 시켜두고 아이와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4∼6학년 자녀#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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