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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태아의 생명권 부정 유감”… 여성계 “여성의 권리 존중받게 돼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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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태아의 생명권 부정 유감”… 여성계 “여성의 권리 존중받게 돼 환영”

조종엽 기자 , 김은지 기자 입력 2019-04-12 03:00수정 2019-04-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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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여성계 엇갈린 반응

“방어능력 없는 태아의 생명권 부정 유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천주교와 개신교 등 종교계에서는 “태아의 기본 생명권을 부정한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1일 의장 김희중 대주교 명의로 낸 자료를 통해 “낙태는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죄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교회의 가르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번 결정은 수정되는 시점부터 존엄한 인간이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존재인 태아의 생명권을 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회는 지난해 3월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신자 100만 명의 서명을 받아 헌재에 전달하기도 했다.

주교회의는 또 “헌재 결정은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고착시키고 남성에게서 부당하게 면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도 이날 대변인 허영엽 신부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헌재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서울대교구는 “관련 후속 입법이 신중하게 이뤄져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생명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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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를 비롯해 79개 단체가 모인 ‘낙태죄 폐지 반대 전국민연합’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의 존중이라는 헌법 정신에 입각해 볼 때 낙태죄는 존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낙태죄는 태아의 생명권뿐 아니라 여성의 건강권을 지켜주고,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전적인 책임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이라며 “낙태가 허용되면 그로 인한 의료 보건적 부작용, 정신적 피해가 더욱 전적으로 여성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이날 “헌재의 결정은 생명 존엄성을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어서 매우 걱정스럽다”고 논평을 냈다.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 존중받게 돼 환영”

“여러분, ‘헌법불합치’가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소식이 전해진 11일 오후 2시 50분경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는 ‘와’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낙태공동행동)이 이날 오전 일찍부터 주최한 낙태죄 위헌판결 촉구 집회에 참여한 300여 명은 서로 부둥켜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문설희 낙태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승리의 날”이라며 “그동안은 경제개발과 인구관리라는 명목으로 낙태죄를 처벌했지만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낙태죄는 위헌이다, 우리는 승리했다’ ‘역사는 진보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후 3시 50분까지 자리를 지켰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여성이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권리를 존중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을 반겼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유엔 여성차별위원회는 ‘안전하지 않은 여성의 임신중절이 모성 사망과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며 낙태 합법화를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논평을 통해 “여성들은 그들의 삶을 옥죄던 잔혹하고 굴욕적인 족쇄 하나를 벗어던졌다”며 헌재의 결정을 환영했다.

법안과 제도 마련 등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이기 때문에 임신중절의 허용범위와 시기, 사유 등이 국회의 법개정과 입법후속조치에서 치열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태아#종교계#헌법재판소#여성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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