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화천 양돈농가…“출하 못한 돼지 늘어나, 6개월이 고비”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0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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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축사에서 새끼돼지가 어미젖을 먹고 있다.(한상용 대표 제공) © News1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축사에서 새끼돼지가 어미젖을 먹고 있다.(한상용 대표 제공) © News1
“아침에 눈을 뜨면 기약 없는 방역작업이 머리에 떠올라 마음이 힘듭니다.”

접경지역인 강원 화천군에서 6000두 규모의 양돈 농가를 운영하는 한상용 대표는 20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이 뚫릴까봐 심적인 부담이 매우 크다고 털어놨다.

그의 일과는 아침 6시에 일어나 돼지 상태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행히 아직까지 ASF 의심 돼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어떤 경로를 통해 언제 감염이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루 종일 방역작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한번 경험한 구제역은 농가 위주의 철저한 방역 시스템과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막을 수 있지만 ASF는 매개체인 야생멧돼지가 남한에 침투할 경우 이미 방역체계는 뚫렸다고 그는 봤다.

한 대표는 “ASF의 1차 저지선은 농가가 아닌 DMZ철책선부터 방역이 이뤄졌어야 했다”며 “멧돼지는 땅을 파는 토굴성이 강해 쉽게 다양한 경로로 남한에 올 수 있는데, 남한에 한 번 넘어오면 이미 방역체계는 뚫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매주 경기 이천과 포천, 강원 철원 등 농가에 30kg 자돈 400두를 공급해 왔지만 수 일째 이동중지명령에 출하되지 못하자 농장에 돼지가 늘어나고 있다.

그는 전날 일시 이동중지가 해제됐지만 역학관련 농장의 차량은 3주간 추가로 이동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돼지 출하 금지가 장기화 되면 재산피해는 둘째 치고 늘어나는 돼지를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이 문제다.

그는 농장 내 사육 시설을 추가하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6개월은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취하고 있다.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세끼 반찬에 햄, 소시지, 육포와 돼지고기 반찬을 닭과 소고기로 대체했다.

한 대표는 “한번 경험한 구제역처럼 방역해서 막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ASF는 처음이어서 노력을 한다고 해도 언제 뚫릴지 모르는 불안감에 지쳐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원도는 양돈농가 대상 외부 활동 자제와 ASF 발생국(중국, 홍콩,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러시아, 벨기에) 여행 금지 등 교육을 매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6일, 17일 파주와 연천에 이어 3일만인 20일 파주 2곳서 ASF 의심 신고가 추가로 접수됐는데, 감염 경로는 ‘오리무중’이다. 다만 북한에서 유입됐거나 야생멧돼지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도는 ASF 도내 유입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날 사무관급 이상 18명을 시군에 보내 3일간 방역대책에 대한 실제 이행상황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화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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