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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우경임]수습교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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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우경임]수습교사제

우경임 논설위원 입력 2019-06-13 03:00수정 2019-06-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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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교에서 근무하다 오셨는지 물었는데, 대답을 피하시더라고요. 아마 처음 발령받으셨나 봐요.” “선생님이 먼저 나이를 밝히시더라고요. 보기보단 나이가 있다고 알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매 학기 초 학부모 면담에서 담임교사와 학부모 간 이런 기 싸움이 종종 벌어진다. 교사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다 보니 새내기 교사끼리 경험 부족을 드러내지 않는 방법이 공유된다고 한다. 4년 차 중학교 교사 A 씨는 부임 첫해를 “아무것도 모른 채 던져진 상태였다”고 했다. “임용시험에 합격한 뒤 일주일간 받은 연수와 학교에서 받은 매뉴얼이 실제로는 무용지물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임용시험에 합격했더라도 일정 기간 수습교사로 평가를 거쳐 임용하는 수습교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았다. 서울지역 교사 및 공무원 506명을 대상으로 ‘수습교사제’ 찬반을 물었더니, 찬성(60.1%)이 반대(20.9%)보다 많았다. 현재 새내기 교사는 통상 40시간가량 교육을 받고 바로 학교에 배치된다. 이론과 현장 간 괴리가 커서 자신감을 잃거나 학부모, 학생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수습 기간을 두면 교사로서 사명감이 부족하거나 인성에 결함 있는 부적격자를 걸러낼 장치가 될 수도 있다.

▷1998년 대전시교육청이 39명을 수습교사로 발령 냈으나 교사단체의 반발로 반년 만에 폐지됐다. 해외에서는 수습 기간 운영이 일반적이다. 핀란드와 영국은 1년, 프랑스와 호주는 1, 2년 정도 수습 기간을 두고 평가를 해서 임용에 반영한다. 다만 이들 나라는 임용시험을 따로 치지 않는다. 대학·대학원에서 교육을 전공하고 받는 교원자격증만 있으면 된다. 우리와 같이 임용시험을 보는 일본 역시 1년간 초임자연수제도를 운영한다. 평가보다 연수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정식 채용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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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되려면 교대·사범대 등 양성기관을 졸업하고 어렵게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졸업 전에 교생실습은 필수이고 임용이 지연되면 기간제 교사로 일을 한다. 여기에 수습 기간까지 두겠다니 예비교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공정한 평가자 및 평가방법 등 수습교사제 도입 여건이 마련됐는지 의문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교사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시험 성적만 좋고 준비가 덜 된 교사’를 뽑는 현행 제도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 새내기 교사에게 생활지도교사나 담임 같은 기피 업무부터 맡기는 잘못된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어느 회사도 신입사원에게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일부터 시키지 않는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
#수습교사제#임용시험#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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