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9주년]차세대 신성장동력 발굴 국내외 선봉에 선다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9분


▼한국전력공사 스피드 갖춘 공룡 ‘그레이트 컴퍼니’ 목표▼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변화가 주목을 끌고 있다. 덩치가 크면 변화도 더디기 마련. 하지만 지난해 8월 부임한 김쌍수 사장이 조용하지만 강도 높은 혁신을 통해 한전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 이를 통해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를 조기에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전은 특히 ‘해체 후 리디자인(TDR)’ 활동을 전사적으로 벌이고 있다. TDR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특정 문제의 원인을 파헤치고 이를 근본부터 혁신해 효율을 높이는 활동을 뜻한다.



지금까지 사규(社規) 축소, 문서 간소화, 집약형 변전소 모델 개발 등 10개 과제를 선정해 TDR 활동을 해오고 있다. 올해에는 본사와 사업소에서 약 260개 과제를 선정해 전사로 활동 폭을 넓힐 계획이다.

대표적인 TDR 사례로 ‘보고문서 50% 간소화’를 들 수 있다. 한전의 사업소는 지난해 본사에 2000건 이상 문서로 보고했다. 문서 보고는 시간과 자원 낭비를 가져왔다. TF는 온라인 보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문서 보고를 최대한 줄이면서 e메일을 활용하도록 장려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문서 보고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또 ‘리포트 123’이란 문서 작성 원칙을 세워 보고서의 분량도 줄였다. ‘리포트 123’이란 실적은 1장, 계획은 2장, 첨부는 3장 이내로 문서를 작성하자는 의미다. 한전은 보고 문서 간소화를 통해 올해 11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농협 시군지부 연합사업단 등 산지 유통혁신 온힘▼

농협은 ‘산지유통혁신 112 운동’으로 기존 산지유통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산지유통혁신 112 운동은 ‘1조합 1품목 공선출하조직(출하계약에 의해 공동선별 공동계산을 의무적으로 실천하는 회원제 조직)’과 ‘1시·군 1연합사업단’을 2년 이내에 육성해 내는 것이 목표다. 이 운동은 농협의 산지유통 기능이 초기 판매사업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농업의 현실을 혁신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정부의 정책이 변하고 농산물 유통을 둘러싼 환경도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산지유통의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공선출하조직을 내년까지 모든 조합에 각각 1품목 이상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공선출하조직에 무이자 자금 30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260개인 공선출하조직은 2015년까지 3000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조합이 시군 지부를 중심으로 연합해 판매전선을 확보하는 연합사업단은 지난해 기준으로 61곳에 불과하지만 내년까지 약 14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그동안 유통 활성화 사업, 연합 마케팅 사업 등 각종 사업을 전개했지만 산지 장악력이 여전히 부족해 농업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농산물 산지유통의 경쟁력을 키워 농업인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한국산업은행 국가 전략산업 지원 특급 소방수 톡톡히▼

1954년 설립된 한국산업은행은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해왔다. 산은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자를 조달하는 창구로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이후 신용카드 사태, 현대그룹 유동성위기, SK글로벌 사태 등 위기 때마다 듬직한 해결사로 나섰다. 대우조선해양과 하이닉스반도체 등의 기업회생 작업을 주도한 것도 산은이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경제위기에서도 산은은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기 회복을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산은은 올해 12조 원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며 이 중 60%를 상반기에 집중 지원해 중소기업의 ‘우산’ 역할을 할 방침이다.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산업자금에는 32조 원을 공급하며 벤처기업에도 3000억 원을 투자한다. 은행 자본확충펀드에는 2조 원을 대출하고 채권시장안정펀드에도 2조 원을 출자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에도 산은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구조조정펀드’도 주도적으로 추진한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산은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 지원과 금융시장 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녹색산업 및 신성장동력 등 국가 전략산업을 중점 지원하고 대기업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도 주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민영화를 통해 산은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으로 키워 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발전 모델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한국가스공사 가스도입처 다변화 東에 번쩍… 西에 번쩍▼

한국가스공사는 글로벌 협력과 공공성 강화에 주력해 탄탄한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세계와 협력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KOGAS’라는 새로운 경영방침을 공표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차세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동북아 가스자원 개발과 도입 △동해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상용화 △북극 가스자원 개발과 도입 등이다.

‘러시아산 가스도입 사업’은 글로벌 협력을 가시화하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 9월 가스공사는 양국 대통령이 참여한 가운데 세계 최대 가스기업인 가스프롬과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 사업은 기존의 중동이나 동남아시아에 치우친 가스 도입처를 다변화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를 통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250만 t의 천연가스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북한과의 협의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2015∼2017년경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운하 등 한국형 녹색 뉴딜사업 앞장▼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가 과거 어느 해보다 바쁘고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경제 살리기를 위해 ‘경인운하 건설사업’ 등 공공공사 발주를 크게 늘리기로 하면서 수자원공사의 역할이 부쩍 커졌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고 ‘세계 최상의 물 종합 서비스 기업’이란 비전을 달성하면서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기 위해 경영효율화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 중이다. 우선 조직의 군살을 빼기 위해 총정원의 11.2%인 475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있다. 22개 상위 관리직 인원을 줄이는 대신 현장 실무인력의 비율을 높였다. 단순 직무 인원 132명도 줄여 인력 효율성을 높였고 당초 61개였던 부서를 49개로 통폐합했다.

노사 합의로 모금 또는 전직(轉職) 지원 등의 방법으로 106명의 조기퇴직을 유도했다. 인력을 감축하는 진통 속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나서 신입사원을 예년 수준인 90명가량 채용할 계획이다. 인턴사원도 200명가량 뽑는다. 수자원공사는 자체 예산을 절약해 마련한 35억 원으로 주부사원 600명을 채용해 4월 1일부터 전국의 댐 주변에 사는 소외계층을 돕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민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물값을 동결하기로 했다.

김건호 수공 사장은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 직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안으로는 경영효율화와 나눔 경영을, 밖으로는 경인운하 등 한국형 녹색뉴딜사업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안전승강기 노하우 중앙亞에 전수▼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국제 승강기 밸리 조성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삼고 있다. 그 첫 단추는 올해 2월 몽골 종합전문검사국(GASI)과 맺은 ‘승강기 기술교류 및 제도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양해각서(MOU)’였다. 이번 MOU로 승강기안전관리원은 몽골에 한국 승강기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전수하게 된다. GASI는 몽골에서 권위 있는 국가기관이어서 향후 한국이 가스, 건설 등 다른 사업에서 협력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과도 국책사업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승강기 감리 사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제 승강기 산업 밸리 사업을 위한 내실을 다진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2012년부터는 경남 거창군에 국제 승강기 산업 밸리 사업을 위한 전담기구를 설치한다. 한국 승강기 역사 100주년을 맞는 2010년에는 거창군에 한국승강기대학도 개교해 미래 승강기 전문기술자를 육성할 계획이다. 김남덕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원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 외부적인 사업 확장은 물론 조직 내에서도 무한 경쟁 시스템을 도입해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