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수학의 기초는… 국어!

  • 입력 2009년 2월 23일 02시 54분


수학 전국 1.6% 상위권 초등학교 6학년 이병주 군의 비결

《공부 잘하는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이해심, 할아버지의 재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요즘 학부모 사이에 공공연히 도는 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최고의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병주 군(경기 고양시 상탄초등학교 6학년·사진)의 어머니 정영선 씨는 이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있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맞는 좋은 교재를 선택하고 주위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방패가 되어주는 것. 올해 중학생이 되는 이 군은 작년에 이어 올해 경기도 교육청 영재로 선발됐다. 지난해에는 제19회 한국과학영재올림피아드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며 전국 1.6%의 상위권에 속했다. ‘수학영재’ 이 군의 공부 비결은 무엇일까?》

개념-문제 등 이해능력은

바로 언어능력에 비례

국어-수학 학습지

7세때부터 꾸준히 공부

○ 국어 기초 ‘탄탄’하니 전 과목 성적 ‘쑥쑥’

“병주는 하루에 수학 공부를 몇 시간해요? 문제집은 뭐 푸나요?”

주변의 많은 사람이 이 군의 수학 공부법을 궁금해 한다. 하지만 그의 수학 공부 시간은 다른 과목에 비해 결코 길지 않다. 오히려 정 씨는 이 군에게 ‘국어 실력을 먼저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과목을 공부하든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가 중요해요. 이해력을 좌우하는 것은 언어능력이죠. 수학도 먼저 문제를 이해해야 답을 구할 수 있잖아요.”

이 군은 교육청 영재 수업을 받으며 국어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장형식의 수학 문제는 푸는 과정이 어렵기보다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관건일 때가 많았다. 국사 등 암기과목도 단편적으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연결해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어 기초를 쌓는 것이 중요했다.

이 군은 7세 때부터 재능교육의 수학, 국어 학습지로 공부했다. 매주 설명문, 논설문, 시, 동화 등 다양한 글을 학습지로 접하면서 어떤 글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을 반복하자 논술 실력이 향상됐다.

“많은 친구가 글을 길게 쓰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데 연습하다보면 방법을 깨달을 수 있어요. 먼저 중심 생각을 짧게 요약하고 세부적인 문장을 연결하면 긴 글이 되죠.”

무엇보다 이 군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지 않고 즐겁게 생각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군은 작년부터 판타지를 주제로 소설을 쓰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쓰는 이 군의 일기는 솔직하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컴퓨터에 익숙해진 이 군이 연필로 긴 글을 쓰는 것을 귀찮아하자 정 씨는 힘들 때는 컴퓨터로 글을 쓰도록 허락했다. 글쓰기에 대한 흥미를 유지시켜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생각을 하면, 수학의 즐거움이 보인다.

정 씨에게도 시행착오는 있었다. 이 군의 누나를 키울 때만 해도 수학의 사고력보다 연산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계산을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연산 훈련을 많이 시켰어요. 문제를 푸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실력은 늘지 않는 거예요. 병주는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고 생각을 깊이 할 수 있는 사고력 문제 위주로 공부하도록 지도했죠.”

그 방법은 옳았다. 이 군은 항상 최상위권의 수학성적을 유지했고 수학을 가장 좋아하는 과목으로 꼽는다.

이 군이 수학에 재미를 느끼는 이유는 어려운 문제를 오랫동안 생각해 답을 구했을 때의 성취감 때문이다. 이 군은 한 문제에 40분이 넘게 걸려도 스스로 생각해 문제를 해결하며 답안지는 절대 보지 않는다. 정답을 보고 답을 구한 것은 자신의 진짜 실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계획 세우기와 채점은 스스로

이 군이 지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것은 ‘목표’와 ‘계획’ 설정 덕분이다. 이 군은 교내 시험이나 대회를 앞두고 항상 스스로 목표를 설정했다. 자신과 약속하는 과정을 거치며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3학년 때까지는 시험 2주 전부터 정 씨가 달력에 매일 공부 계획을 작성해줬다. 4학년 때부터는 이 군 혼자 공부해야 할 과목과 양을 조정하고 계획했다. 문제집 채점도 스스로 했다.

“고학년이 되면 아이가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공부계획은 물론, 채점도 마찬가지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좀 더 높은 목표를 스스로 설정해 공부해나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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