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 3人 ‘사이언스’ 휩쓸다

  • 입력 2008년 6월 13일 03시 00분


한국 과학자들이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 3건이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한꺼번에 게재됐다.

12일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 응용물리 및 수학과의 손석우 연구팀은 이날 남극 하늘에 뚫린 오존층 구멍을 메우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극의 오존층이 회복되는 상황을 가정해 지구의 기후 변화를 예측했다. 그랬더니 열대기후 가장자리에서 주로 발달하는 제트기류가 지금보다 저위도 방향으로 이동했다. 오존층 복구가 열대 지역이 고위도로 확대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대책을 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기구인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이산화탄소 감소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오존층 복구에는 큰 관심이 없다.

손 연구원은 “오존층 복구가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기 위한 유력한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지표, 해수면 온도 등 다른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후예측 모델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화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최성호 연구원은 제2저자인 같은 학교 김봉수 연구원과 분자를 전선처럼 길게 연결했을 때 나타나는 전기 전도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전선의 길이에 따라 전자가 분자를 관통하기도 하고 타 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산맥의 덩치에 따라 산속을 그대로 통과하는 터널과 능선을 타 넘는 산악 도로를 구분해 건설하듯 분자 전선의 길이에 따라 전자의 움직임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금속으로 만든 전극 사이에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보다 짧게 분자를 이으면 금속 안에 있던 전자들은 분자를 관통했다. 하지만 이보다 길게 이으면 분자를 일일이 타 넘어 이동했다. 분자 한 개는 1nm의 10분의 1 크기다.

최 연구원은 “전선 안에 특정한 구조를 지닌 분자를 집어넣으면 전기 저항이 100배나 커지는 현상도 발견했다”며 “고밀도 나노 소자를 생산하기 위한 바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하버드대 의대 이안휘 연구팀은 ‘XBP1’이라는 몸속 효소가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쥐의 간에서 이 물질을 없애면 저콜레스테롤혈증과 저중성지방혈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물질이 조절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사람의 동맥 경화증과 혈전 형성을 방지하는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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