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 조선족 여학생 성폭행범에 피살 밝혀져

  • 입력 2006년 3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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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건너와 명문대에 합격했으나 입학을 앞두고 의문사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조선족 여성은 성폭행범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강간치상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범인이 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성폭행범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원룸 하숙집에서 조선족 예비대학생 강단청(21·여·사진) 씨를 살해한 뒤 성관계를 한 황모(42·무직) 씨에 대해 8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본보 2월 25일자 10면 참조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9시 50분경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강 씨의 하숙방에 들어가 강 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양손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황 씨는 하숙집의 문이 항상 열려 있는 데다 강 씨도 방문을 잠그지 않아 손쉽게 강 씨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은 “강 씨가 황 씨에게 돈을 주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밝혔다. 황 씨는 강 씨의 은행 현금카드 3장, 현금 3만 원, 중국 위안화 200원을 훔쳐서 달아났다.

경찰 조사 결과 황 씨는 지난해 3월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됐다가 같은 해 7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 마포구 모 대학 앞 골목길에서 20대 여성을 강제로 성폭행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지린(吉林) 성 출신인 강 씨는 지난해 1월 한국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한국에 건너와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1년여 동안 한국어를 배웠으며 지난해 8월 말 수시 1학기 외국인전형으로 연세대 경영계열에 합격했다.

강 씨는 숨질 당시 꿈에 그리던 대학생활을 앞두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있었다.

강 씨의 어머니 박영분(朴英芬·47) 씨는 “딸을 중국과 한국에서 인정받는 인재로 키우고 싶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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