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러시아 동시베리아 북부의 무인도 빌키츠키섬에서 밀렵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곰 사체 최소 6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북극곰들의 사체는 머리가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상태였으며, 총탄에 맞은 흔적도 발견됐다. 사체 인근에서는 사용한 탄창이 발견됐다.
밀렵꾼들은 북극곰을 사냥한 뒤 전리품으로 곰의 머리와 가죽을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시베리안타임스에 따르면, 북극곰의 가죽으로 만든 깔개는 암시장에서 개당 약 1만7000달러(약 1920만 원)에 거래된다.
이 사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극 생태계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빌키츠키섬에 파견한 탐험대가 발견했다. 여름철이라 눈이 녹으면서 사체가 드러난 것.
수사당국은 밀렵꾼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당초 이 끔찍한 북극곰 학살 사건에 엘리트 계층이 연루됐을 가능성 때문에 사건을 덮으려 했지만, 검찰이 이후 조사에 착수했다.
러시아 서시베리아의 자치구 야말로네네츠의 부지사 알렉산드르 마자로프는 “무인도인 이 섬에는 많은 북극곰들이 살지만, 안타깝게도 밀렵꾼들이 와서 사냥을 하고 있다”며 “반드시 범인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빌키츠키섬에서는 올 4월에도 갓 죽임을 당한 북극곰의 가죽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범인들은 신속하게 잡혀 현재 철창신세를 지고 있다.
이 섬의 등대에는 파렴치한 밀렵꾼이 남긴 메시지도 발견된 바 있다. 이 밀렵꾼은 다른 밀렵꾼에게 남긴 메시지에서 “난 이곳에서 5마리를 죽였다. 당신도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고서’에서 북극곰을 ‘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남아있는 북극곰은 약 2만 마리에 불과하다. 이 중 5000∼70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에서는 옛 소련 시절인 지난 1957년부터 북극곰 사냥이 금지돼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