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덕의 도발]법사위 사태, ‘윤석열 검찰’도 위험하다

    법사위 사태, ‘윤석열 검찰’도 위험하다

    단순히 관행을 깨는 차원이 아니다. 집권당이 끝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는 건. 바둑에선 상수(上手)가 백을 잡고 흑을 쥔 사람이 먼저 두는 게 관행인데 이걸 깬 것과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미래통합당이 없는 상태에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을 법사위원장으로 뽑아 올렸다. 법사위원장을 야당에서 맡는 건 2004년 민주당이 여당일 때부터 관행이었다. 법으로 못 박진 않았지만 민주주의가 법으로만 작동되진 않는다. 소수 국민의 뜻도 중요하다는 의미로 배려했던 암묵적 규칙을 박살내고도 그들은 저희들끼리 웃기까지 했다. 야당 법사위원장이 자구(字句) 심사권을 구실로 주요 법안의 발목을 잡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국회는 다르다. 법사위 소관사항 가운데 ‘법률안·국회규칙안의 체계·형식과 자구의 심사에 관한 사항’은 (가)(나)(다)(라)…(아)의 8가지 중 맨 끝인 (아)에 불과하다. ● 야당이 사법부 견제할 길 없어져여당의 폭거는 법안 통과만을 위해서랄 수

    • 20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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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세상이 바뀐 것 확실히 느꼈다

    세상이 바뀐 것 확실히 느꼈다

    그래도 설마,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하늘이 두 쪽 나도 법이 정한 날짜인 5일, 반드시 본회의를 열겠다”고 엄포를 놨어도 설마 21대 국회 첫 출발을 여당 단독 개원으로 시작하겠나 싶었다. 여당 단독 개원이란 헌정사상 단 한번밖에 없던 일이다. 1967년 6·8총선 부정선거 때문이었다. 당시 석간이었던 동아일보는 6월 8일자에 울산 국민학교에서 공화당원이 유권자에게 현금 나눠주는 현장을 ‘한낮의 매표행위’ 제목으로 특종 보도했다. 7월 10일 국회 개원일 , 7월 10일 국회 개원일, 경찰은 야당인 신민당의 국회의원 당선자까지도 태평로 국회의사당 접근을 막았고, 힘없는 시민당은 정문 앞에서 부정선거 규탄 데모로 항거했다. 그날 동아일보는 ‘7대 국회가 많은 파란을 안고 10일 야당의원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개원됐다. 여당 일당만에 의해서 새 국회가 개원되기란 한국의정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보도했다. 유신독재 때도, 전두환 신군부 때도 두 번 다시 못 했던 일을 그

    • 20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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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윤미향, 이정희, 그리고 한명숙

    윤미향, 이정희, 그리고 한명숙

    윤미향이 1일 나비 모양의 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했다. 나비는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한다. 윤미향이 이사장이었던 일본군 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에서 ‘백만인 나비달기 운동’까지 벌이며 팔았던 그 나비 배지다. 위안부 피해자한테 “아이들 코 묻은 돈까지 받았다”는 소리까지 들었으면, 보통사람 같으면 그 배지 가슴에 못 단다. “할머니들을 이용해 사욕을 챙겼다”는 직격탄을 받았으면, 도의적 책임에서라도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보통사람의 상식이다. 나비 배지를 부적처럼 붙인 채 온몸으로 사퇴를 거부하는 윤미향 모습에 역시 한사코 사퇴를 거부했던 통합진보당 이정희가 겹쳐보였다. ● 비례대표 지켜낸 ‘진보의 붉은 장미’ 통진당은 2012년 총선에서 지역구 7석, 비례대표 6석으로 일약 제3당에 올랐던 정당이다. 유시민의 국민참여당과 이정희의 민주노동당, 노회찬 심상정 등 진보신당 탈당파가 전격 합당해 흥행에 성공한 데다, 지역구에 민주당을 찍으면 비례대표는 통진당에 주는 ‘

    •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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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위안부 비즈니스’ 윤미향, 의원 자격 없다

    ‘위안부 비즈니스’ 윤미향, 의원 자격 없다

    30년 전 누구도 입에 올리기 꺼렸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린 윤정옥 선생님(95)은 참 여리 여리한 분이다. 이화여대 영문학과 교수 시절, 팔다리 길고 날씬한 모습에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미국 소설을 강의할 때는 꼭 뽀빠이 만화에 나오는 올리브 같았다. 정년퇴직한 다음 위안부 문제에 투신한 선생님이 놀라워 물어본 적이 있다. 선생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내가 페미니즘을 했잖아. 내가 정신대에 끌려갈 뻔했거든. 동아일보는 1992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공동의장을 맡고 있던 선생님에게 ‘여성동아 대상’을 수여했다. “문제를 세상에 꺼내놨으니 더욱 열심히 일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겠다”는 음성은 소녀 같았지만 선생님은 젊은 날의 신념과 학구적 열정을 행동으로 옮긴 참 지식인이었다. 그해 정대협 간사로 시작해 윤정옥을 이어받은 사람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다. ● ‘이낙연 리더십’ 시험하는 윤미향윤미향 당선자를 배출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

    •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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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보수는 진보로 ‘전향’했나

    보수는 진보로 ‘전향’했나

    진보 동원은 필패. 야당의 전가의 보도였던 정권 심판론의 실효성이 상실되고 있는 상황. 정체성 확립이 혁신과 선거 승리의 요체…. ‘보수 동원은 필패’인데 ‘진보 동원’으로 잘못 쓴 게 아니다. 이건 5년 전 더미래연구소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해 주최한 토론회에서 나왔던 얘기였다. 더미래연구소는 김기식, 조국 등 좌파 성향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2015년 출범시킨 싱크탱크다. 이 연구소의 국민정치지형 여론조사에서 스스로 진보라는 유권자가 31.9%, 보수가 44.8%나 됐다. 진보 유권자를 전부 동원해도 선거 패배라는 ‘기울어진 운동장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보수층은 거의 다 새누리당으로 결집하는데 진보층은 절반 정도만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결집한다는 한탄도 나왔다. 대안야당이 못 돼 정권 심판 아닌 야당 심판론이 나오는 거라며 새누리당을 배워야 한다는 소리까지 들렸다. 에고,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다. ● 망하는 정당은 언제나 비슷하다 결론은

    •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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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정권 30년’이냐, 박근혜와 절연이냐 [김순덕의 도발]

    ‘진보정권 30년’이냐, 박근혜와 절연이냐

    그럼 조국이 맞단 말인가? 총선이 끝나고도 한동안 나는 이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조국으로 대표되는 집권세력의 민주주의 파괴와 실정을 국민은 준열히 심판할 줄 알았다.제1야당이 훌륭한 대안세력이라고 여겼던 건 아니다(지난 1년간 미래통합당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없을 정도다). 총선 분석도 나올 만큼 나왔다(선거 다음 날 신문에 실린 ’황교안 역할은 끝났다‘ 칼럼엔 “너도 끝났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다행히도 ’조국이 옳아서‘ 여당이 압승했다는 얘기는 없는 것 같다(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었던 이근형에 따르면 ’조국 사태‘는 전혀 통합당의 득점 포인트가 되지 못했다).모두가 동의하는 분석이 있다면 ’코로나19 대처‘가 여당 승리의 1등 공신이라는 사실이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축하 전화에 “최근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사정이 호전된 것이 총선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처 잘한 지도자가 이긴 총선여기서 놓치지 말아

    • 202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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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유세가 유독 도드라지는 총선이다. 청와대 출신 후보 윤건영이나 비례후보 최강욱은 물론, 청와대와 거리가 먼 경남지사 출신 김두관도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은 아예 “친문, 친조국이 자랑스럽다”를 들고 나왔다.11일 고민정의 선거운동장에선 “고 후보가 당선되면 대통령께서 참 좋아하고 기뻐할 것”이라는 응원도 등장했다. 국회의원 선거가 국민의 대변자를 선출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 호위무사, 심지어 대통령의 기쁨조를 뽑아 올리는 행사가 된 느낌이다.● 대통령한테 응원하는 게 국민한테 하는 것‘대통령의 연출가’ 탁현민이 며칠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임관식 축사를 하고 떠나기 전, 생도들이 대통령을 둘러싸고 독수리 구호를 외쳐 대통령을 기쁘게 했다는 거다.“졸업생도들은 대통령한테 뭔가 응원을 하고 싶다고 했다. 대통령한테 (응원) 하는 것이 국민한테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하더라”며 탁현민

    • 20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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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좌파라고 다 이렇진 않다…포르투갈의 경우

    좌파라고 다 이렇진 않다…포르투갈의 경우

    포르투갈 미스터리인가, 포르투갈 모델인가. 코로나19가 휩쓸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 옆에서 포르투갈의 선방(善防)이 눈길을 끈다. 확진자로 치면 유럽에서 스페인의 비극은 이탈리아를 넘어섰다. 8일 오전 10시 현재 확진자 14만여 명에 사망률 9.9%. 스페인과 국경을 맞댄 포르투갈은 확진자 1만2000여 명에 사망률 2.8% 정도다. 물론 포르투갈 인구는 스페인 4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 턱 밑의 우리나라처럼 스페인과 딱 붙은 포르투갈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는 쉽지 않을 터. 확진자 순으로 17위인 우리 눈에는 16위인 포르투갈의 분투가 남의 일 같지 않다. ● 유럽에서 가장 신속한 조치 취한 나라 최근 프랑스의 쿠리에 인터내셔날은 포르투갈의 선전(善戰) 이유를 유럽에서도 가장 신속한 조치를 취한 덕분이라고 전했다. 3월 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일주일 만인 9일 포르투갈은 ‘유럽의 중국’이 된 이탈리아발(發) 입국과 대규모 행사를 금지시켰다. 16일 첫

    •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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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문전 뉴스와 100만 원짜리 고무신선거

    문전 뉴스와 100만 원짜리 고무신선거

    5공화국 때는 ‘땡전(全) 뉴스’였다. 방송사는 밤 9시를 알리는 시보가 ‘뚜 뚜 뚜 땡’ 하자마자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로 시작하는 뉴스를 내보냈다. 문재인 정부에선 ‘문전(電) 뉴스’다. 문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전화(電話)를 하는 뉴스가 이틀에 한번꼴로 등장한다.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대처를 너무나 잘하고 있어 세계 각국에서 도움 요청이 쏟아진다니 가슴이 벅찰 지경이다. “앞으로도 정상통화를 희망하는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에게 위로와 자긍심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친절히 설명했다. 적어도 총선 전날인 14일 까지는 문전 뉴스가 계속된다는 얘기다. 안물안궁(안 물어보고 안 궁금하다) TMI(Too Much Information·너무 과한 정보)! ● 100만 원 받으려면 여당 찍어라!과거로 돌아간 건 문전 뉴스만이 아니다. 여당 찍으라며 고무신 나눠주던 자유당 때 선거가 돌아왔다. 이번엔 무려 100만 원 짜리다. 코로나19에 대

    • 20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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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코로나 의료진에게 감사의 박수를!

    코로나 의료진에게 감사의 박수를!

    이탈리아에선 토요일 낮 12시면 모두 발코니로 나와 박수를 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치솟아 10일부터 외출금지령이 떨어진 나라. 갇혀만 있기 심심해 발코니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던 이 자유로운 영혼의 나라에서 ‘14일 토요일 정오, 의료진에게 일제히 박수를 보내자’는 메시지가 소셜미디어(SNS)에서 돌았다. 쿨! 좋은 생각!! 환자를 위해 자기 목숨 내놓고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들은 ‘가운 입은 천사’들이다. 이탈리아가 일제히 보낸 사랑과 존경이 동영상으로 퍼지면서 지금 세계에선 의료진에 대한 ‘박수 사례(謝禮)’가 유행이다. ● 외출제한 유럽에 울려 퍼진 박수 13일의 금요일 이탈리아 확진자가 1만770만 명, 사망자가 1266명이었다. 지긋지긋하게 법과 규칙을 안 지키는 걸로 유명한 이탈리아 국민들이 정해진 시간, 일제히 박수치는 영상은 가슴 뭉클한 감동의 도가니다. 우리는 마스크 사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그래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 202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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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 대기자는

  • 학력

    • 1984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 2001년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방송과(석사)

    • 2005년

      고려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최고위과정(수료)

  • 주요 경력

    • 1983년

      동아일보 편집국 입사

      문화부 생활부 이슈부 차장

    • 2002년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 2007년

      편집국 부국장

    • 2012년

      논설위원실 논설위원(국장급)

    • 2013년

      논설위원실장

    • 2016년

      논설주간(상무)

    • 2018년

      대기자(전무)

  • 저서 및 상훈

    • 2003년

      마녀가 더 섹시하다(굿인포메이션) 출간

    • 2005년

      제14회 대한언론상 논설부문 (대한언론인회)

    • 2006년

      제15회 최은희여기자상

    • 2007년

      글로벌리스트(민음사) 출간 이화언론인상

    • 2009년

      한국참언론인대상 문화부문 (한국언론인연합회)

    • 2011년

      제5회 삼성언론상(논평·비평)

    • 2013년

      제16회 효령상 언론부문 (사단법인 청권사)

    • 2014년

      제26회 중앙언론문화상 신문출판 부문 (중앙대학교)

    • 2021년

      위암 장지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