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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의 도발]왜 관료개혁은 말하지 않나

입력 2023-01-08 14:00업데이트 2023-02-0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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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만한 기업도 사람이 바뀌면 달라진다. 심기일전(心機一轉·어떤 동기가 있어 이제까지 가졌던 마음가짐을 버리고 완전히 달라짐). 이걸 하라고 연말이면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인사를 하고, 5년마다 나라에선 대통령을 새로 뽑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여덟 달이 지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따지면 열 달. 사람으로 치면 없던 아이도 낳았을 기간이다. 성과는… 아직 모른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청문회와 북한 무인기 침투, 그리고 대응을 보면,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공직사회는 1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촬영한 기념사진. 동아일보DB크게보기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촬영한 기념사진. 동아일보DB
취임 석 달도 안 된 경찰청장이 만취?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태원 참사 청문회에서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총수도 휴무일 술 마실 권리가 있다는 인권선언! 하지만 경찰청장 된 지 3년쯤 됐으면 모른다. 임명된 지 석 달도 안 된 초대 경찰청장이 주말이라고 지방에서 만취 상태로 잠든다? 그것도 MZ세대에는 크리스마스보다 더 핫한 핼러윈데이에?

취임 다음날 윤희근은 대통령부인 김건희 여사의 허위경력 의혹과 이준석 국민의힘 성접대 의혹 등을 수사해온 강일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장을 서울 성동경찰서장으로 옮기는 등 정권이 원하는 총경 전보인사를 단행한 경찰 총수였다. 위에는 빠릿빠릿하되 국민에게는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난 관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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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인의 국가 원로·학자들이 고뇌에 찬 토론을 모아 최근에 낸 책 ‘한국의 새 길을 찾다’에서 강조한 것도 공공개혁이다. “국가·사회적 창조와 혁신에는 우선순위가 있다”며 “제일 먼저 손대야 할 부분은 공공부문”이라고 못 박았다. 정치는 흉물이 됐고, 관료는 잘못된 정치에 굴종해 권력을 누리기만 하며 책임은 지지 않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정부 부처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103명 중 현 정부에서 임명된 96명을 분석한 결과 관료 출신이 절반인 48명이었다. 노동, 연금, 교육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관료개혁은 필요하다. 3대 개혁은 국민의 협조가 절실하고 시간도 걸리겠지만 관료개혁은 윤 대통령이 결심만 하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

김순덕 대기자 dob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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