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입맛 유행 빠르게 변화
트렌드 분석부터 새로운 맛 찾기
AI 적용하자 신속한 대응 가능
글로벌 업계도 AI 적용 잇달아
식품 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뉴 플레이버(새로운 맛)’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국내 식품 트렌드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가운데 AI를 통해 신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시켜 소비자 입맛 공략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기획부터 출시까지 3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올해 1월 출시한 ‘아이스 생초콜릿 두바이’는 기획·개발부터 실제 출시까지 3주가 소요됐다. 통상 신제품 개발 기간이 12주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개발 기간을 4분의 1로 단축시킨 것이다.
GS25가 신속하게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은 2022년부터 도입한 ‘AI 트렌드 분석 시스템’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온라인상 소비자 반응을 기반으로 한 언급량 추이, 이슈 키워드 등을 수집해 트렌드를 추적한다. 기존의 메가 히트 상품과 새롭게 떠오르는 아이템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비교 분석해 그래프로 나타내는 ‘키워드 약신호’를 통해 차기 히트 상품 후보군을 발굴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고객들이 검색을 자주 하지만 상품이 없는 영역을 파악하고 있다”며 “최근엔 이를 통해 업계 중 가장 빠르게 ‘봄동 비빔밥’을 상품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달 3일 출시된 봄동 겉절이 비빔밥 세트는 당초 1000개 한정 수량이 조기에 소진되며 긴급 생산을 통해 2500개를 판매했다.
● AI 추천 원료로 신제품 개발도
식품 업계가 신제품 개발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은 최근 유행하는 제품들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서다. 올해 1분기(1∼3월)에만 ‘두바이 쫀득 쿠키’, ‘상하이 버터떡’, ‘황치즈 쿠키’ 등 인기를 끄는 트렌드 제품들이 계속 바뀌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색다른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 압박이 커졌다”며 “AI를 활용하면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행에 맞춰 제품을 빠르게 개발하는 것 외에 ‘새로운 맛’을 찾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곳도 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AI NPD 시스템을 활용해 현재까지 3가지의 뉴 플레이버를 개발했다. AI NPD 시스템은 배스킨라빈스의 상품 개발 노하우와 해피포인트 고객 구매 데이터 등을 활용해 신제품을 개발한다. 지난해 선보인 ‘오미자 오렌지 소르베’는 ‘여름에 어울리는 한국만의 과일’이라는 질문을 AI에 하고, 한국의 정서와 현대 감성을 반영한 원료를 추천받아 탄생했다.
제품 품질 관리와 수요 예측에 AI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동원산업은 2024년부터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경진대회를 여는 등 전사적으로 AI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횟감용 참치, 연어 등 수산물의 유통 정보를 메타 분석해 판매 전략을 도출하고 있다”며 “각 유통 전략에 따라 적합한 수산물을 추천하고 수요를 예측하는 AI 시스템을 활용한 결과, 일부 매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늘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식품 기업들도 AI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오레오’, ‘리츠’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제과업체 몬덜리즈는 2019년부터 AI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2024년 기준 이 회사가 AI로 개발한 신제품은 70여 개에 달한다. 일본 주류업체인 ‘기린 홀딩스’는 AI가 추천하는 배합으로 개발한 맥주를 곧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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