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보 제1호’ 원본 첫 전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광복 80주년 특별전 개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30일 13시 57분


6·25전쟁 한복판이던 1952년. 전선에 나가 있던 병사는 가족이 무사하다는 동생의 편지를 받자 기쁜 마음으로 답장을 썼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뜻하지 않은 너의 편지를 받고 나의 마음이 긴 악몽에서 깨인 듯이 반갑기 한량없다. 긴 세월 모진 세파에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 바나나잎에 쓴 편지. 국가기록원 제공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 바나나잎에 쓴 편지. 국가기록원 제공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국립청주박물관, 국가기록원과 공동 개최하는 광복 80주년 특별전 ‘기록, Memory of you’이 1일 개막한다. 전시는 3, 4만 년 전 구석기 시대부터 고려, 조선, 근현대에 이르는 우리나라 역사를 기록한 자료를 폭넓게 다룬다. 조선 효종의 딸 숙명공주가 가족과 주고받은 한글 편지를 모은 ‘숙명신한첩’ 등 보물 2건, 국가등록문화유산 6건을 포함한 기록물 100여 점이 전시됐다.

1948년 관보 제1호. 국가기록원 제공
1948년 관보 제1호. 국가기록원 제공
국가기록원 소장 ‘1948년 관보 제1호’의 원본도 이번에 최초 공개돼 눈길을 끈다. 관보에는 ‘대한민국 30년’이라는 연호와 함께 헌법 전문이 실렸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헌법 원본이 사라지고 없는 오늘날, 그 기록적 근거가 되는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 국권은 인민에게 있음”(1조)으로 시작하는 국가등록문화유산 ‘대한민국 임시약헌’도 전시됐다.

서울에서 피란 간 국민학교 학생의 일기장.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일기, 편지글 등 당대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기록물도 다양하다. 1940년대 충남의 한 마을에서 여섯 식구가 찍은 가족사진에는 아버지로 보이는 인물이 빠졌다. 이명주 학예연구사는 “일제에 의해 가족 구성원이 전쟁터에 끌려가던 시대상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외 6·25 전쟁 중 서울에서 부산으로 피란 간 6학년 학생의 일기, 파독 광부가 남긴 편지 등이 전시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광복 8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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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25-04-30 15:29:01

    해방 80주년, 광복 77주년! 1945년에 일제 식민지 시대가 끝난 후 3년간 미군정 시대를 거쳐 1948년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탄생하였으니, 77번째 생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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