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에 AI 융합교육… 인간 중심의 첨단산업 주도할 여성인재 양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4일 03시 00분


이화여자전문학교 설립 100주년… 이향숙 이화여대 총장 인터뷰
‘AI 포 올 이화’ 프로그램 도입해… 인공지능 기반 교육 인프라 구축
상위권 학생 의대 쏠림 해결 위해 이공계 직군 처우 개선 보장해야
무전공 선발 첨단학과까지 확대… 글로벌학부 신설로 유학생 유치

이향숙 이화여대 총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 중심의 인공지능(AI) 교육 대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화여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첨단과학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AI 기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혁신을 통해 기술 대전환 시대를 선도하고, 인간 중심의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글로벌 여성 인재를 양성하겠습니다.”

이향숙 이화여대 총장(62)은 1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사회는 첨단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시대적 요구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이화여자전문학교 설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제18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1886년 이화학당으로 시작해 1925년 이화여전이 출범하며 본격적인 고등교육기관으로 발전했다. 이화여전 한림원에 문과·가사과·교육과·체육과를, 예림원에 음악과·미술과를, 행림원에 의학과·약학과 등을 설치해 종합대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 총장은 이화여대 첫 과학기술계 출신 총장이다.

―한국 대학의 위기라고들 한다.

“국내 대학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혁신, 기후 위기, 학령인구 감소, 국내외 대학 경쟁 등에 공통으로 직면해 있다. 이화여대 또한 이러한 위기와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이화여대는 139년간 우수한 여성 인재를 배출하며 근현대사적으로 사회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화여대는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면서 기술 대전환 시대에 부응할 수 있게 하겠다. 여성이 학문과 리더십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할 때다.”

―AI 등 첨단 기술 시대에 여성의 강점을 꼽는다면….

“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인간 중심 설계다. 여성은 타인을 더욱 섬세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관계 중심적 사고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기술이 인간 중심 가치를 존중하고 그 방향으로 활용되도록 하는 데 핵심적 요소다. 따라서 여성은 AI를 포함한 첨단 기술이 인간을 존중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화여대가 가진 교육적 전통과 철학이 인간적 가치를 기술 속에 녹여내는 여성 리더를 배출하는 데 매우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인문 사회계열 학생도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역량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학생 중심의 AI 교육 대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AI 포 올 이화(AI 4 All Ewha)’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 사회계열 학생도 AI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인문 사회계열, 의대·약대, 사범대 등 이공계뿐 아니라 어떤 전공이든 AI와 연계 융합이 가능하다. 이화여대를 다닌 학생이라면 누구나 AI 관련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AI 기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공학 분야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이화여대는 1996년 세계 최초로 여성 공과대학을 설립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여성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3년 인공지능대학, 2024년 지능형 반도체 공학 전공을 신설했다. 인공지능대학은 현재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사이버보안학과, 인공지능학과, 컴퓨터공학과 등 총 4개 학과로 확대 개편됐다. 대학원생 장학금 지원, 우수한 교원 초빙, 교수 연구 지원 등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최근 약 2650㎡ 공간을 확보해 인공지능대학과 공대 교수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국내에서 상위권 수험생이 이공계보다 의대를 택하는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의사가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생기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의대 쏠림 현상은 이공계 우수 인력 부족을 초래한다. 이러한 현상의 해결 방안은 명확하다. 많은 학생이 연구개발 분야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이공계 직군의 처우 개선과 안정적 고용 등을 보장해야 한다. 이공계 직군을 선택한 학생이 자긍심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연구 경쟁력 제고를 강조했는데, 연구 인력 육성과 평가 체계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훌륭한 교원 확보는 대학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우수 교원 육성 및 세계 최고 수준 교원 확보를 위해 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현 교원 평가 및 보상 체계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가 보다 더 인정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대우를 목표로 교수 처우를 대폭 상향 조정할 생각이다. 대학원 활성화를 위해 대학원 조직 확대를 기획하고 있다. 연구 인력 육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화여대는 정부 무전공 제도 추진 이전인 2018학년도부터 호크마교양대학을 통해 신입생의 학교 적응 및 전공 탐색을 도왔다.

“이화여대는 2018학년도에 국내 주요 대학 최초 정시모집 계열별 통합 선발 제도를 시행했다. 계열별 통합선발 합격생은 호크마교양대학 호크마학부에 소속돼 1년간 다양한 전공 수업을 들으며 진로와 적성을 탐색한다. 1학년 말에 8개 단과대학 40개 전공 중 원하는 전공을 선택한다. 호크마학부 소속 학생은 입학 시 분반별로 지도교수와 ‘호크마멘토’(호크마교양대학 선배)를 배정받아 전공 선택과 관련 도움을 받는다.”

―2026학년도 무전공 선발 학생 비율은 2025학년도보다 확대되나.

“2026학년도 무전공 선발 학생 비율은 20%인 2025학년도와 동일하다. 다만 2026학년도부터는 그동안 전공 선택이 제한됐던 일부 첨단학과까지 전공 선택 범위가 확대된다. 이를 통해 학생의 학문적 자율성과 진로 설계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엔 호크마교양대학에 글로벌학부도 신설했다.

“이화여대는 2006년 국내 최초로 개발도상국 여성 인재에 등록금 전액과 생활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글로벌 여성 인력 양성 허브 역할을 이어나가기 위해 글로벌학부를 신설했다. 이화여대에 입학하는 모든 외국인 신입생은 글로벌학부에 1년간 소속돼 지도교수가 유학생을 밀착 지도한다. 이번 학기부터 유학생 전용 수업 7과목을 개설해 유학생이 한국 사회와 문화,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1학기 기준으로 전 세계 94개국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 2416명이 학부와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유학생 유치는 한국이 국제적 교육 및 연구 중심지로 발전하는 데 중요하다. 국제적 수준의 교육 환경을 구축해 다국적 여성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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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27 15:15:58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전혀 모르는 사람을 가르치게 되는 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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