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원자로 배운 한국, 66년만에 설계 기술 역수출 쾌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7일 13시 40분


원자력硏 컨소시엄, 미주리大 차세대 연구로 설계 계약
“세계 연구로 70%가 노후화…교체 수요 적극 공략할 것”

한국원자력연 컨소시엄, 美 미주리대 차세대연구로 초기설계 계약 체결. 사진제공 한국원자력연구소.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1959년 7월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 1호기(TRIGA Mark-Ⅱ)를 도입하며 연구를 시작한 한국이 66년 만에 미국으로 역수출하게 된 것이다. 연구용 원자로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로와 달리, 우라늄 핵분열시 발생하는 중성자를 활용해 각종 연구를 수행하는 원자로다.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신물질을 생산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MPR사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가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차세대 연구로 사업’ 첫 단계인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컨소시엄에서 한국원자력연은 원자로 설계 개발 및 핵연료 공급,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업관리 및 종합설계, MPR은 미국 규제위원회 대응을 담당했다.

이 사업은 미주리대의 열출력 20㎿(메가와트)급 고성능 신규 연구로 건설을 위한 설계 사업으로, 초기설계는 연구로 개념설계에 앞서 건설 부지 조건, 환경영향평가 등 설계 사전 정보를 분석하는 단계를 말한다.

원자력연 컨소시엄은 이번 사업 입찰에 참여해 지난해 7월 최종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사업 첫 단계인 초기설계 계약을 이날 확정했다. 컨소시엄은 6개월여간의 1단계인 초기설계 사업을 수행한 뒤 2단계인 개념설계 및 기본설계 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성과는 원자력연이 개발한 세계 유일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은 우라늄 밀도가 기존 대비 10% 높아 연구로 성능을 향상시키고 높은 수준의 핵확산 저항성을 보유하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요르단 연구로 사업 등 과거 해외 연구로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 경험도 이번 수주에 중요한 밑바탕이 됐다.

과기정통부와 원자력연은 1995년 국내 최초 연구로인 하나로(30MWth) 자력 설계·건조·운영을 시작으로 수출 성과를 내왔다. 이후 △2014년 말레이시아 연구로 디지털 시스템 구축 사업 △2017년 요르단 연구로(5MWth) 설계 및 건설 △2024년 방글라데시 연구로 디지털 시스템 구축 사업과 네덜란드 델프트 연구로 냉중성자원 제작 및 설치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과기정통부는 전세계적인 ‘연구로 노후화’에 따라 향후 관련 수출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해외진출 강화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관 협력형 수출 기반 조성 및 기술 고도화, 국제 협력을 통한 수출 기회 확대 등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전세계 54개국에 총 227기의 연구로가 운용되고 있는데, 현재 가동 중인 연구로의 70% 이상이 40년 이상 노후 연구로로 파악된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20년간 30~50기 정도의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사업 수주는 과거 우리나라가 원자력을 도입할 때 도움을 줬던 미국에 연구로 설계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원자력의 새로운 성공 역사”라며 “향후 연구로에 대한 전략적 수출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전략기술인 선진 원자력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도 “이번 사업 수주는 세계 유일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과 높은 설계 능력 등 연구원이 쌓아온 독보적인 기술력과 민간의 해외사업 역량이 결합하여 만든 또 하나의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미주리대#연구용 원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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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추천 많은 댓글

  • 2025-04-17 13:55:01

    이승만 박정희대통령 공 과도 있지만 공이 너무나 많아서...

  • 2025-04-17 14:42:52

    재명이 되면 윤대통령이 기껏 살려놓은 원전 토 탈탈 털리는거 아냐. 재명이도 문재인처럼 김일성신봉자인데, 재명이 분명 성남 주민교회 가짜 목회자 이해학한테 세뇌당한 인간

  • 2025-04-17 14:36:09

    실수는 있어도 실패는 없다! . 고 정주영 회장님의 신념이 하나하나 꿈을 이루어 가는 듯 해서 연구진 들 에게 큰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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