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에 무기 판매 美기업 12곳 제재… 라이칭더 국제 연대 호소하자 강경 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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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中전기차 관세 공동대응

중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단 이유로 록히드마틴 등 미국 군수기업 12곳과 고위 경영진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식에서 ‘중국의 합병 시도’를 비판하며 국제 연대를 호소하자 이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중국 대외제재법에 따라 록히트마틴과 레이시언, 액시언트 등 군수기업 12곳과 노스럽그러먼 등의 고위 경영진 10명에 대해 제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제재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발표 직후부터 중국 내 재산이 동결되며, 고위 관계자들은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영토에 입국이 금지된다.

중국 외교부는 제재 이유로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국이 이를 지지한다는 중-미 공동성명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다수의 중국 기업에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로 괴롭힘을 자행했다”고도 설명했다. 미 재무부가 이달 초 발표한 러시아 제재에 중국과 홍콩 기업 20곳이 포함된 것을 일컫는다.

중국은 앞서 라이 총통 취임식이 열린 20일에도 보잉사와 제너럴아토믹스 등을 같은 이유로 제재했다. 중국 상무부는 해당 기업들이 “대만 무기 판매에 관여해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라이 총통 취임 이후 대만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왕이 외교부장(장관)은 21일 “민족과 조상을 배신한 라이칭더의 품행은 수치스럽다”며 “대만 독립주의자들은 ‘치욕의 기둥’에 박힐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도 “대만 지도자는 취임 초기부터 독립의 본색을 드러내려 안간힘을 쓰며 급진적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해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24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관세 인상 등에 협력할 뜻을 밝혔다.

옐런 장관은 21일 “미국과 유럽은 자유세계의 두 기둥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과잉 생산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의 성장 산업 구축에도 방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같은 날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공유한다”고 동조했다. 다만 그는 “유럽은 훨씬 더 맞춤형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며 미국과 달리 일부 품목만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EU가 이르면 7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예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나 관세 인상 폭은 기존 25%에서 100%로 4배로 올린 미국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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