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손 빼고 껌 뱉으라 했다”…수사 기피 신청 의협 간부 ‘조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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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18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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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공모’ 혐의를 받는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직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2024.3.14/뉴스1
‘전공의 집단사직 공모’ 혐의를 받는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직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2024.3.14/뉴스1


전공의 사직을 부추긴 혐의를 받는 박명하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강화위원장이 3차 경찰조사를 중단하고 나왔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및 교사·방조 등 혐의를 받는 박 위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2일, 14일에 이어 세 번째 소환이다.

박 위원장은 오전 9시40분경 경찰에 출석해 “2차 조사를 할 때 저에 대한 강압적 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15일 수사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조사에 당당히 응할 것이고, 받아들여지지 않고 해당 수사관이 또 제 조사에 있다면 자리를 박차고 나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2차 조사 때) 목이 아파 껌을 씹고 있었고 손이 차가워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며 “(수사를 받은 지) 1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보조 수사관이 강압적으로 ‘수사받는 태도가 잘못됐다’면서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껌을 뱉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20분 만에 종료됐다. 박 위원장은 오전 11시20분경 공공범죄수사대를 나서며 “조사를 거부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관이 교체돼 조사를 잘 받고 있었지만 10시 20분경 갑자기 ‘보조 수사관은 기피 대상이 아니어서 다시 조사에 참여시키겠다’고 했다”면서 “인권침해 사항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조사를 더 받을 수 없다고 보고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이) ‘위에서 지침이 다시 내려왔는데 기피 대상도 아니고 다른 수사관들은 바빠서 교체할 여력이 안 된다’고 했다”면서 “전혀 이해가 안 되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도 또 인권 침해한 수사관이 들어오면 조사 거부하고 나올 것이고 아니면 성실하게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4차 소환 조사는 20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이 전공의들의 이탈을 주문하거나 지시 또는 지지해 전공의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및 교사·방조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경찰은 5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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